[앵커]
얼마 전에 한 병사가 사고로 크게 다쳤습니다. 한쪽 팔이 절단될 위기였는데요, 국군 수도병원 의사가 12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살려냈습니다. 이 의사는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 교수의 제자였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병사의 팔은 심각한 상태로 응급실에 들어왔습니다.
[이호준/국군수도병원 외상진료팀장 : 피부랑 신경을 빼고는 다 절단이 된 상태로. 그것도 깔끔하게 절단된 게 아닌 짓이겨진 손상으로]
'어렵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이호준/국군수도병원 외상진료팀장 : 여러 번 물로 씻어내면서 혈관을 찾으려고 했는데, 이분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이런 걸 예감했죠]
의료진에게 힘을 준 건 스물한 살 병사의 용기였습니다.
[이호준/국군수도병원 외상진료팀장 : 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살신성인하다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 친구를 치료한단 건 굉장히 명예롭지 않냐… 팔 한번 살려보자, 너무 젊지 않냐…]
수액줄을 잘라 팔에 넣어 임시 혈관을 만들었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한 건 국내에선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벌었습니다.
허벅지의 정맥 혈관을 떼어다 끊어진 팔 혈관을 이었습니다.
수술은 열 두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전문의 5명과 간호장교 등 10여 명이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외상진료팀장인 이호준 소령은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제자입니다.
2017년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을 이 교수와 함께 수술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령은 지난 3월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수술 열흘 째, 김모 상병의 팔에는 감각이 조금 돌아왔습니다.
[이호준/국군수도병원 외상진료팀장 : 수도병원이 잘되려면 이런 명예로운 환자들을 계속 진료하는 방법밖에 없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