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을 감은 반창고에 녹색으로 한 스포츠용품 업체 로고도 그렸습니다. 맨발을 감추기 위해서 반창고로 만든 운동화를 신고 달려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필리핀의 열한 살짜리 육상 소녀 얘기입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가야 하는 육상 선수에게 운동화는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없어선 안 될 필수품입니다.
그러나 필리핀의 11살 소녀 리아는 육상대회에 나가면서 운동화를 신는 대신 발에 반창고를 칭칭 동여맸습니다
발가락도 감쌌습니다.
그리고 마치 운동화처럼 로고도 깜찍하게 그려 넣었습니다.
리아는 그 발로 400m, 800m, 그리고 1500m 경기까지 뛰었고 모두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이 반창고 신발 사진은 리아를 지도하는 감독의 소셜미디어를 타고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필리핀 언론이 뒤이어 보도했고, 곳곳에서 용품 지원을 약속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진짜 운동화도 선물 받았습니다.
3년 전 아프가니스탄 농촌 마을에서 유니폼 대신 줄무늬 비닐봉지를 걸치고 축구하는 소년의 사진이 전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이 다섯 살 꼬마는 등 번호 10번, 메시라고 적은 비닐봉지 대신 메시가 직접 사인한 유니폼과 축구공을 선물 받았고 자신의 영웅 메시도 만났습니다.
반창고도 비닐봉지도 스포츠에선 희망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화면제공 : ABS C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