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좋은 분유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건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같은 마음일 겁니다. 이런 심정을 악용해서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서 싼값에 분유를 내놓고 판매자가 돈만 챙겨 달아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자는 파악된 사람만 450명, 천만 원어치 분유를 산 피해자도 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9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신모 씨는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아기 분유를 싸게 판다는 글을 찾았습니다.
판매자 김모 씨는 자신이 도매업자라며 한 통에 약 6000원 정도 싸게 분유를 판다고 했습니다.
신씨는 김씨가 신분증까지 보여준다는 말을 믿고 4차례에 걸쳐 분유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분유는 몇 달째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재고가 부족하다던 김씨는 이달 초부턴 아예 연락을 끊었습니다.
[신모 씨/분유 사기 피해자 : 한 통당 7000~8000원, 많게는 비싼 분유 같은 경우는 1만원 정도까지 차이가 났어요. (그런데) '거래처에서 늦어졌다. 항상 죄송하다, 기다려달라'…]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지난 9월부터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주부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 수는 450명이 넘습니다.
처음엔 분유를 보내줬고, 자신도 아이 엄마라고 해 안심했다고 합니다.
많이 살수록 할인 폭이 더 커진다며 대량구매를 유도했습니다.
많게는 1000만 원어치의 분유를 산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박모 씨/분유 사기 피해자 : 아이 엄마인가보다, 우리랑 같은 마음이겠거니 막연히 믿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걸로 사기를 쳤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괘씸하고 화가 나고…]
경찰은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