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억 원의 여행대금을 빼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여행사 대표가 형 집행정지기간에 또 고객들의 돈을 빼돌렸습니다. 여행 예약금을 입금한 고객에게 더 싼 상품이 나왔으니 예약금을 다시 한번 내라고 해서 두번을 받아냈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A씨와 B씨는 300만 원 가량의 견적서를 받아 베트남 가족 여행을 예약했습니다.
[A씨/피해자 : 비행기 티켓이 20만원 정도 싼 티켓이 나왔다고. 조금 더 싼 게 나왔다.]
그런데 여행사 대표 김모 씨는 이보다 더 저렴한 상품을 제안하며 약 170만 원을 추가로 결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존에 예약한 상품에 대해선 환불을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B씨/피해자 : 티켓이 안 나와서 전화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돼 있다고 그러는 거에요.]
하지만 항공권과 호텔은 결제가 안 된 상태였습니다.
[A씨/피해자 : 저희한테 다시 현장 결제를 하라고 호텔 측에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결국 항공권을 새로 끊고, 여행지에서 비용을 내고 돌아왔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넘게 쓴 겁니다.
이들을 비롯해 이 여행사에서 돈을 떼인 피해자는 파악된 것만 10명이 넘습니다.
백만 원대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고소를 했고,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습니다.
김씨는 이미 같은 수법으로 약 4억 원을 가로채 올해 초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임신 중이라 실형을 면했습니다.
[건물 관계자 : 없어진 지 꽤 됐어요. 여행사 없어졌냐고 떼로 오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
김씨는 지난해 9월 폐업 신고를 하고도 범행을 계속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김씨의 구속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재판부에 낼 예정이고 김씨는 "피해를 변제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