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콩에서는 어젯밤(15일)에도 게릴라전을 방불케 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도심 곳곳이 사실상 전쟁터로 바뀌었습니다. 오늘도 주말을 맞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홍콩에서 취재 중인 신경진 특파원이 연결돼있습니다.
신 특파원, 그동안 대학생 시위의 중심지였죠. 홍콩중문대에서 지난 새벽 시위대가 모두 철수했다고 하던데 그 이후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어젯밤 마치 '철수 군사작전'을 하듯이 모두 중문대를 빠져나왔습니다.
지금은 경찰이 학교로 진입해 시위대가 썼던 무기들을 수거해 조사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다만 이 같은 철수가 시위 축소와는 무관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시위대는 어젯밤 중문대에서 격론을 벌였고 그 결과, 보다 유연한 게릴라전을 위해 본거지를 일단 비운 걸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럼 오히려 게릴라전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지금 신 특파원이 나가 있는 곳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제가 나와있는 곳은 또 하나의 대학가 시위의 최전선 홍콩 이공대 육교 위입니다.
실제로 이곳에는 여전히 학생과 시위대들이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잇는 해저터널을 막고 경찰과 대치 중입니다.
방금 전 사법경찰로 의심되는 차량이 접근해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제 뒤로 활과 화살, 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사수대가 경계중입니다.
[앵커]
이렇게 사실상 내전 상태가 그대로 가고 있는 것인데 홍콩 정부는 시위대가 반대하는 지방의회 선거, 예정대로 24일에 치르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선관위원장이 오늘 오전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선거를 예정대로 하겠단 뜻을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후보들이 양분돼있어서 선거가 치러진다고 해도 친중파와 민주파 양측 진영 모두가 그 결과에 따라 순순히 승복을 할 것인지 홍콩 시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앵커]
또 하나 궁금한 게, 지금 중국군이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 이런 우려도 홍콩 현지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아직 직접적인 중국군 진압 개입 소식은 없습니다.
다만 오늘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시위대가 철수한 대학에 투입된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군복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를 위해 투입됐다고는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기엔 충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