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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사건 이춘재·윤모씨 '2개의 자백'…'재심 개시' 주목

입력 2019-11-13 16:00

'약촌 오거리 살인' 2년 9개월·'무기수 김신혜 사건' 3년 8개월 걸려
"1년 이내 재심 여부 결정날 듯" vs "경찰 수사 결과 따라 수년 걸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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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 오거리 살인' 2년 9개월·'무기수 김신혜 사건' 3년 8개월 걸려
"1년 이내 재심 여부 결정날 듯" vs "경찰 수사 결과 따라 수년 걸릴 수도"

화성 8차사건 이춘재·윤모씨 '2개의 자백'…'재심 개시' 주목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복역한 윤모(52) 씨가 그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13일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함에 따라 향후 재심 개시 여부 및 시기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은 이날 오전 유죄가 확정 선고된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420조에 따라 이날 수원지법에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 사유로 새롭고 명백한 무죄 증거 발견,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 등을 들었다.

범인이 아니고는 알 수 없을 만한 진술이 담긴 이춘재(56)의 자백, 취약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연구원) 감정서, 불법체포·감금 및 구타·가혹행위를 한 당시 경찰의 불법 수사 등에 미뤄볼 때 재심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989년 화성 8차 사건의 1심을 맡아 윤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수원지법은 '재심의 청구는 원판결의 법원이 관할한다'는 법률에 근거해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당시 형사합의 사건이었던 터라 이번 재심도 수원지법 형사합의부 3개 재판부 중 하나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심청구서는 정식 접수됐지만, 재심이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된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재심 결정이 확정되기까지 2년 9개월이 걸렸다.

이 사건은 2000년 8월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40대 택시 운전기사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몰린 최모(35) 씨는 징역 10년 형을 확정 선고받아 만기 복역하고 2013년 3월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재심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이 항고하면서 공은 대법원까지 넘어갔다.

대법원은 검찰 항고를 기각하고 2015년 12월 재심 개시를 확정했다.

최 씨 측은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과 관련자 진술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출, 이듬해 11월 무죄 선고를 받았다.

무기수로는 사법사상 최초로 재심 대상자로 인정받은 '친부 살해 사건' 김신혜(42) 씨에 대한 법원의 재심 또한 개시 결정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3년 8개월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김 씨는 2000년 3월 아버지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2001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으나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점이 있었다며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다.

이 또한 검찰의 잇따른 항고에 지난해 9월 재심 개시 결정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김 씨에 대한 재심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재심의 개시 자체가 어려우리란 우려섞인 전망도 있다.

과거사가 아닌 일반 형사사건의 재심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재심 개시는 과거 수사기관의 수사 및 법원의 판결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재심 개시 여부는 경찰의 재수사 결과에 달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정해진 기간이 없으나, 6개월 이상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며 "윤 씨 측이 주장한 재심 사유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변호사는 "1년 이내 재심 개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예상하나, 검찰의 항고 여부에 따라 몇 년 더 걸릴 수 있다"면서도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검찰에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항고를 자제하라고 권고해 이 사건 만큼은 항고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고해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의 자백이 나오자 재심 청구를 준비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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