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제가 오랜만에 현장을 찾았습니다. 오늘(13일)은 서울대 안암동 고려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이곳에선 노동자연대 고대모임 소속 학생들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함께 가 보시죠.
이곳 정경대 후문은 고려대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는 곳입니다. 현재는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 소속 학생들이 붙인 홍콩 지지 시위 대자보뿐 아니라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대자보도 붙어 있습니다.
Q. 노동자 연대 고려대 모임, 왜 홍콩 시위 지지하나?
[연은정/노동다연대 고려대 모임 : 지금 홍콩시위대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공안의 탄압을 받고 있는 그 폭력에 굴하지 않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이것을 마땅히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 누가 왜 하나?
[연은정/노동다연대 고려대 모임 (화면출처 :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 : 신기하게도 한시간 조금 넘거나 한시간도 안 돼서 떨어지는 일들이 계속 발생했는데 대체로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자보를 보면서 홍콩 시위가 부당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찢은신거죠. 그런 훼손은 정말 비겁하고 비민주적인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Q. 중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 사이 마찰이 있었나?
[연은정/노동다연대 고려대 모임 : (대자보가) 계속 떨어지니까 아예 그것을 아예 지켜보고 있자 해서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제 중국인 유학생분들 중에서 일부가 와서 저희 대자보에다가 또 무엇을 붙이면서 훼손을 하려고 하신 거에요. 그래서 그것을 친구가 막아섰고 그 막아선 친구를 향해서 열댓명이 둘러싸고서 중국어로 욕설과 조롱들을 했던 것이죠.]
실제로 노동자연대 고대모임 학생들이 선전전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인 학생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나눠주는 팸플릿을 몇몇 중국 학생들이 치고 가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들고 있을 때 이렇게 안 했어요? 어디 가요. 일로 와요. 아니 손 때렸잖아요. 자꾸 도망가요. 당당하면 얘기하라고요. 저쪽에 CCTV 다 있어요. (CCTV 확인해요.)]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짓 하지마세요.)]
그렇다면 이런 갈등에 대해서 고려대에 다니고 있는 중국인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고려대 중국인 유학생 : 제 생각에는 이것은 이데올로기에 따른 충돌입니다. 왜냐하면 서로가 이데올로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충돌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저기 붙어있는 대자보가 서로가 매체를 통해 자신이 본 일부분만 있는데 이는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비단 고려대뿐 아니라 최근 대학가에서 비슷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서울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교내에 이른바 레넌벽을 설치해 서울대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메모를 붙일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홍콩은 영원히 중국 땅이다" 등 반대 문구도 수십여 장 붙어있었습니다. 연세대에선 학생들이 교내에 내건 '홍콩민주화 시위지지' 현수막이 무단으로 철거되기도 했는데요. 학생들은 이런 행위들이 반민주적 행동이라며 비판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홍콩 시위, 이 문제를 놓고 대학가에서도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홍콩 시위를 지지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자보를 찢거나 현수막을 훼손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야말로 반민주적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성의 전당인 이 대학 내에서 이러한 충돌보다 건전한 토론이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