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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시도에 동영상 유포까지…경찰 성범죄 '도 넘었다'

입력 2019-11-05 15:48

성범죄 연루 경찰관 줄줄이 조사…공직기강 해이 질타 목소리
남성 위주 권위적 조직 문화가 원인…"무관용 원칙 수사·감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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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연루 경찰관 줄줄이 조사…공직기강 해이 질타 목소리
남성 위주 권위적 조직 문화가 원인…"무관용 원칙 수사·감찰"

경찰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불법 퇴폐업소에서 유사 성행위를 한 경찰 간부가 단속에 적발되는가 하면, 동료와의 성관계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경찰관이 조사를 받고 있다.

성범죄자를 수사해야 할 경찰관이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일부 경찰의 일탈을 넘어선 범죄행위로 인해 경찰 조직 전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불법 퇴폐업소를 이용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남경찰청 소속 A경정을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A경정은 지난달 부산의 한 키스방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그는 이 일로 직위 해제된 뒤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 8월 경남에서는 B경사가 당직 날 새벽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숙박업소에서 성매매 여성과 함께 있다가 단속에 걸렸다.

성매매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투숙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과 한 방에 있던 B경사를 발견했다.

경찰은 외국인 여성이 과거 여러 차례 성매매한 정황을 확인하고 B경사 등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관의 잇따른 성매매 업소 출입에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매매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경찰이 성매매업소를 이용하는데 어찌 단속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경찰관의 성폭행 시도도 적발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귀가하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C경사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지난달 8일 검찰에 송치했다.

C경사는 지난 9월 밤늦게 귀가하는 20대 여성의 집 앞 복도까지 뒤쫓아간 뒤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현장에서 달아났지만, 경찰의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급기야 경찰관의 성관계 영상 유출 의혹까지 불거졌다.

전북경찰청은 동료와의 성관계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D순경을 상대로 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그동안 풍문으로만 전해졌으나 조사를 통해 성관계 영상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전북 경찰 조직 내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전북경찰청은 D순경의 차량과 자택을 압수수색 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블랙박스 등 증거물을 확보하고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조용식 전북경찰청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뜻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해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경찰관의 성범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성 평등 교육과 조직 문화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엇보다 경찰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며 "경찰관의 성범죄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국민으로부터 법 집행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관의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현재 경찰에서 시행하는 성 평등과 성범죄 예방에 대한 교육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며 "남성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경찰 내부 문화도 최근 추세에 맞춰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관 성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사실을 인지하고 적발 즉시 수사와 함께 무관용 원칙의 감찰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며 "성 평등 정책 전담부서를 통해 주기적인 성 인지 감수성 교육도 하는 만큼, 관련 범죄도 차츰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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