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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친분에도 한계"…북, 수위조절하며 미에 연말시한 압박

입력 2019-10-27 16:38

북 김계관 이어 김영철 담화…과거 협상 대표 내세워 셈법 전환 촉구
김정은 지난 4월 "연말까지 기다리겠다"…전문가 "초조함도 묻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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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계관 이어 김영철 담화…과거 협상 대표 내세워 셈법 전환 촉구
김정은 지난 4월 "연말까지 기다리겠다"…전문가 "초조함도 묻어나"

"정상 친분에도 한계"…북, 수위조절하며 미에 연말시한 압박

북한이 스웨덴에서 이달 초 진행한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전임 북핵 협상 대표를 앞세워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올 것을 잇달아 요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북미 핵 협상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에 이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지휘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7일 담화를 발표하며 미국에 시한을 거듭 상기시켰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형성된 친분 덕분"이라면서도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 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해부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대화 국면을 유지할 수 있던 원동력인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도 이제는 흔들릴 수 있다는 말로 미국에 태도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특히 '올해를 넘길 생각을 하지 말라'는 김 부위원장의 발언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사흘 전 발표한 담화에서 정상 간 친분을 언급하며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말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김계관 고문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번 연말', '이 해 말'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시한을 언급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연말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처음 공개석상에 나와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며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전임 고위급 회담 북측 대표 이름으로 최신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는데, 이는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 '셈법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을 향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김 부위원장은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미국 측 대표의 발언과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 내정자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김 고문은 북미 협상을 주도하는 외무성 소속이지만 협상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김 부위원장이 발표한 담화 역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나와 그 무게감이 떨어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안에서 약간 비켜 서 있는 과거 협상 대표들을 내세워 미국 관료들의 태도가 과거에나 지금에나 변함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에 결단을 촉구하는데 방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에도 미국이 달라진 태도를 보여준 게 없다는 불만을 드러낸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정한 시한이 다가오는 데 대한 초조함도 읽힌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6시간 30분 동안 실무협상을 했지만, 협상 시간 대부분은 미국 측이 준비해온 입장을 설명하는 데 썼고 북한은 막판에 기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 장소를 제공한 스웨덴 정부는 협상을 끝내면서 북한과 미국에 2주 안에 협상 재개를 제안했으나 이를 수락한 미국과 달리 북한은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스웨덴 측은 북한과 미국에 다시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지만 북한과 미국이 다시 만날 것이라는 가시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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