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대형 렌트카 회사인 AJ렌터카가 개인에게 영업을 맡긴 지점들을 '본사 직영점'이라고 신고해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렇게 허위로 신고한 지점만 100곳이 넘는데, 모두 무자격으로 영업을 해 온 겁니다. 직영점으로 신고하면 복잡한 절차가 쉬워지기 때문인데요. 본사는 목표 매출을 달성하지 못한 지점엔 점주 개인 돈으로 채우도록 했습니다.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AJ렌터카 지점입니다.
AJ렌터카 본사는 지자체에 해당 지점을 본사 이름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론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A씨/AJ렌터카 점주 : 가짜계약서 작성해서 다 제출해 놓는 거예요. 그래서 허가받는 거예요.]
전남의 또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B씨/AJ렌터카 점주 : 이면계약을 요구하더라고요. 신고나 허가 절차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 자기들 앞으로 계약을 해야 된대요.]
원래 렌터카 사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자동차 대여 사업자'로 등록을 해야 합니다.
주차장 면적이나 차량 대수 등 일정 기준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J렌터카는 개인사업자에게 위탁한 지점을 모두 본사 직영점처럼 허위로 서류를 만들어 지자체에 등록했습니다.
직영점처럼 등록된 한 지점은 차고지 등기가 본사로 돼 있지만 개인사업자가 월세를 내는 '이면 계약'을 맺었습니다.
해당 지점의 직원 월급 등 비용도 개인 사업자 몫이었습니다.
전국 AJ렌터카 지점 183곳 중 이렇게 허위로 등록된 업체는 136곳에 달합니다.
제대로 등록을 하지 않은 무자격 업체들이 차를 대여해 온 겁니다.
[C씨/AJ렌터카 점주 : 무자격자한테 위탁 사업을 맡긴 거예요. 직영인 것처럼.]
위탁 지점들은 AJ렌터카 상호를 쓰기 위해 매달 본사가 정한 목표 매출액을 채우는 계약도 맺었습니다.
JTBC가 입수한 한 지점의 월 목표 매출액입니다.
쏘나타 56만 원, 그랜저 99만 원 등 차량별 목표 매출액이 적혀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점주가 본사에 개인 돈으로 채워 넣어야만 합니다.
[B씨/AJ렌터카 점주 : 못 갚으면 이제 채권으로 발생이 되죠. 그러면 제가 사비를 털어서 하든지. 개인적으로 사채도 쓰고 깡도 하고 그렇죠.]
한 개인 사업자는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결국 폐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씨/AJ렌터카 점주 : 두 달 되면 1000만원 까져요. 매월 20일 되면 조마조마해요. 월 목표를 넘어갈지 안 넘어갈지.]
손해가 이어져도 계약을 해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본사에서 배정받은 차 값의 최대 30%를 위약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B씨/AJ렌터카 점주 : 본사는 10원짜리 하나 손해 볼 게 없어요. 저희 피 빨아서 자기들 배 채우는 것이고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동차대여사업자 등록은 실제 운영하는 사업자의 이름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각 지자체가 등록 현황을 점검해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AJ렌터카는 모든 지점의 자동차대여사업 등록은 본사 이름으로 한 것은 맞지만, 월 목표 매출액은 점주와 협의해 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정용)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