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키가 작아도 잘 뛸 수 있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팀을 이뤄 번갈아 뛰는 이어달리기도 있습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달리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씩 깨지고 있는데요.
백수진 기자가 그 장면들을 모아봤습니다.
[기자]
작달막한 한 선수가 결승선을 50m 남기고 힘을 내기 시작합니다.
한참 큰 선수를 따돌리고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와서는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며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여자 800m에선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는 키 작은 우간다 나카아이의 역전 우승.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이변이라 했습니다.
육상하면 큰 보폭을 앞세워 번개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훤칠한 선수들이 떠오르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조금 다릅니다.
여자 100m에서는 152cm의 작은 키로도 시상대 맨 위에 선 선수가 나왔습니다.
너무 작아서 '땅콩 스프린터'로 불렸던 자메이카의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아이를 낳고 트랙으로 돌아와서도 맨 앞에서 달렸습니다.
볼트가 은퇴한 뒤 남자 100m 챔피언에 오른 미국의 콜먼은 175cm로, 결승에 오른 선수 중 가장 작았습니다.
큰 키, 큰 보폭을 내세우면 빠를 줄 알지만 작은 키라도 그에 걸맞게 달리는 법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을 더 빨리 내디딘다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육상을 둘러싼 고정관념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뛰는 이어달리기에서도 깨졌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따로따로 속도를 뽐내는 육상. 그러나 혼성 1600m 계주는 한 팀당 남자 2명, 여자 2명이 출전합니다.
달리는 순서는 팀별로 자유롭게 짜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남녀가 같은 구간에서 경쟁하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올해 세계선수권에 처음 등장한 이 달리기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