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기 집인 줄 알고 남의 집에 들어가서, 집 주인 흑인을 침입자로 오해하고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관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로 사실상 무기징역형도 가능했지만, 법원은 1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너무 형이 가볍다며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나오는 상황에서 뜻밖의 장면이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부소현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현지시간 2일 댈러스 연방지방법원은 앰버 가이거에게 5년 뒤 가석방 자격이 주어지는 1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배심원단 유죄 평결로 최대 99년형이 가능한 상황에서 비교적 가벼운 형량이 내려진 것입니다.
법정 밖에 있던 시위대는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시위 참가자 : 이것은 장난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 법정 안에서는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증인석에 앉은 숨진 보탐 진의 동생 브랜트는 가해자인 가이거를 향해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한 뒤 판사에게 뜻밖의 요청을 했습니다.
[브랜트 진/피해자 동생 :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그(가이거)를 안아줄 수 있을까요?]
판사가 수락하자 브랜트는 흐느끼는 가이거에게 다가가 용서의 포옹을 했습니다.
가이거의 변호사는 지금까지 법정에서 본 가장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에릭 존슨 댈러스 시장은 성명을 통해 보탐 진의 가족이 보여준 사랑과 믿음, 믿을 수 없는 용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직 경찰인 가이거는 지난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3층이 아닌 4층에 잘못 내린 뒤, 보탐 진의 집에 들어가 침입자가 든 것으로 착각하고 피해자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