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연기 자욱한데 완진?'…평화시장 화재 계기 '완진' 개념 바꾼다

입력 2019-10-01 10:03 수정 2019-10-01 10:03

소방청, 화재분류체계 매뉴얼 상식에 맞게 개정·보완키로
"용어 변경·판단 기준 세분화 등 고려…연내 마무리"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소방청, 화재분류체계 매뉴얼 상식에 맞게 개정·보완키로
"용어 변경·판단 기준 세분화 등 고려…연내 마무리"

'연기 자욱한데 완진?'…평화시장 화재 계기 '완진' 개념 바꾼다

소방청이 최근 서울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화재를 계기로 국가화재분류체계 매뉴얼에 있는 '완진'의 개념을 수정하기로 했다.

소방당국은 지난달 22일 0시38분 시작된 이 화재를 진압한 지 약 1시간 만인 오전 1시41분 '완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잔불정리 등 마무리에 18시간가량 더 걸리면서 계속 연기가 피어올라 완진 판단이 너무 빨랐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정문호 청장이 주재하는 고위 관계자 회의에서 화재진압 각 단계의 의미와 기준을 더욱 명확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가화재분류체계 매뉴얼 개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제일평화시장 때처럼 화재진압 일선에서 통용되는 용어의 의미가 일반 상식이나 국민 인식과 차이가 나면서 혼선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소방당국이 매뉴얼의 화재 진압단계 용어 개념을 손보는 것은 처음이다. 초진·완진 개념은 소방관 교육 교재에 들어있다가 2006년 만들어진 국가화재분류체계 매뉴얼에 포함됐고 이후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소방청은 조만간 전국 시·도 본부 현장 지휘관 회의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이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되도록 올해 안에 매뉴얼을 개정할 계획이다.

중점 개선 대상에 오른 용어는 '완진'이다. 문자 그대로는 '화재를 완전히 진압한', 즉 불이 모두 꺼진 상태를 뜻한다. 일반 국민은 이러한 의미로 완진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매뉴얼에 나온 완진의 개념과 차이가 있고, 화재진압 현장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달라진다.

매뉴얼에 완진의 개념은 '화재가 완전히 진압돼 더 이상의 화염·불씨, 또는 연소 중인 물질로부터 나오는 연기가 없는 상태'로 돼 있다. 매뉴얼을 따른다면 잔불이 남았어도 완진 선언을 할 수 있다.

실제 화재진압 현장의 완진 판단은 '화재 완전 진압' 보다는 '화염·불씨·연기'의 상태에 초점이 더 맞춰지는 것이 보통이다.

큰 불길을 다 꺼뜨려 더는 번질 위험이 없고, 한창 화재가 진행 중일 때 발생하는 검은 연기가 아니라 불꽃이 없어져 수증기 등 흰 연기가 나오는 상태를 완진으로 본다. 완진 선언 이후에는 긴급복구에 필요한 소방력만 남아 잔불정리 등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처럼 일선에서 사용하는 '완진'의 개념이 사전적 의미는 물론 매뉴얼과도 차이가 있고, 완진 기준인 화염·불씨·연기 상태에 대한 일선 지휘관의 판단도 조금씩 다르다 보니 제일평화시장 화재 때처럼 논란이 종종 불거졌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도 완진 선언과 보고 시점이 부적절했다며 담당자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 관계자는 "초진·완진은 소방 내부 용어인데 국민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어 상식적인 방향으로 개념을 정리하려는 것"이라며 "산림청의 '주불진화' 개념을 참고해 용어를 바꾸거나 완진 판단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안, 내부·외부용 용어를 달리하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충북 청주 아파트 3층서 화재…50대 거주자 사망 울산 선박 화재 진압했지만…화학물질 누출 오염 '비상' 석유운반선 폭발 뒤 옆 선박에 불 옮겨붙어…12명 중경상 또 작동 안 한 스프링클러…요양병원 화재로 2명 숨져 불 탄 제일평화시장…넉 달 전 '소방 장비 불량' 지적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