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용 자전거인 따릉이를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쓰자는 취지였지만, 이것을 훔쳐 가거나 아무 데나 버려두는 일이 잦습니다. 밀착카메라가 그 현장을 추적해봤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상암동의 한 따릉이 대여소입니다.
따릉이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용자전거인데요.
지금부터 이 따릉이를 빌려 타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대여소에 잠금장치로 묶여 있는데, 어플을 통해 받은 대여번호를 입력하면 따릉이를 빌릴 수 있습니다.
따릉이는 비용을 내고 공용자전거를 이용하는 공유경제 시스템입니다.
정상적으로 빌리면 단말기에 주행 거리나 대여한 시간이 뜹니다.
반납 시간에 가져다 놓지 않으면 비용이 계속 청구됩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가까운 한 상가 앞인데요.
화단 옆에 따릉이 한 대가 서 있습니다.
누군가 빌린 자전거라면 버튼을 눌렀을 때 화면에 관련 정보가 떠야 하는데요.
눌러보니 잠금장치를 채워달라는 메시지만 나옵니다.
대여소에 있어야 할 자전거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상담원 : 제대로 반납을 안 하셨거나 도난을 하고 따릉이를 방치를 해두고 이동을 하셨거나…]
아파트 단지 안으로 와 봤는데요, 여기에도 따릉이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역시 도둑 맞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비원 : 경찰도 두 번이나 왔었는데, CCTV 검색하는 거지. 한 두어 시간 했을 거야. 그런데 뭐 못 찾고.]
인근 상가에서도, 대로변에서도 따릉이가 보입니다.
[상담원 : 네, 둘 다 도난 추정입니다.]
이렇게 방치되면 주변 사람에게도 골치입니다.
[상가 관계자 : 누가 여기다 세워 놓고 안 나타나네요. 나쁜 사람들이야 이거.]
[건물 관계자 : 공용물인데 왜 사람들이 제자리에 안 갖다 놓고, 비양심적이네. 진짜 세금 낭비죠 이거.]
신고가 너무 많다보니, 바로바로 수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상담원 : 지금 워낙 인력 부족에 일정이 많은 상태라서 오늘 방문이 좀 어려울 수도 있고요.]
또 다른 지역의 오피스텔.
따릉이 두 대가 방치돼 있습니다.
경비원은 인근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지목합니다.
[경비원 : 아이들 학교 등교하잖아요. 타 갖고 몰래 딱 놓고 순간적으로 도망가 버려. 열일곱 열여덟 먹은 애들이 나는데 어떻게 잡아요.]
다음 날 다시 가보니, 다른 따릉이 한 대가 서있습니다.
[경비원 : 어제 두 대를 (공단이) 가져가고 이건 아침에 갖다 놨어. (아침에 새로 생겼구나) 그런데 누군지는 몰라 나도.]
한 주민의 차량 블랙박스에 학생이 따릉이를 버리고 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블랙박스 주인 : 문의를 해보면 100% 도난 따릉이라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 그 아이를 잡고 경찰을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난 당한 따릉이를 타고 있는 학생을 만났습니다.
[중학생 : (혹시 대여하신 거세요?) 아니 세워져 있어서 그냥.]
[중학생 : 대여하고 이렇게 세워 놔도 다 가져가요. 그래서 저희도…서로 훔치고 훔치고. (혹시 고등학생이세요?) 중학생이요.]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따릉이를 훔치는 방법도 공유됩니다.
[학생 : 묶여 있는 거 부숴가지고. 부수는 것도 있고, 어떻게 한다는데. (어떻게 한다는 이야기는 있어요?) 네.]
대여소에서는 잠금 장치를 뽑아내거나, 단말기를 아예 부숴버린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설공단이 경찰에 수사 의뢰한 무단 이용 건수는 최근 두 달 동안에만 56건.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모두 청소년이었습니다.
[서울시설공단 : 정상적으로 대여를 안 했잖아요. 바퀴가 돌아가면은 소리가 나죠. 업데이트 하고 있어요 지금.]
[유덕성/서울시설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장: (도난)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시민협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편리함을 주고자 도입된 따릉이.
하지만 일부의 잘못된 이용으로 지금은 이렇게 길 아무 데나 버려지는 자전거가 되어 버렸습니다.
(인턴기자 : 박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