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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천지 영등포역 앞, 걷기 편해졌다…50여년 만에 탈바꿈

입력 2019-09-25 14:54

영중로 390m 구간 노점상 철거하고 규격 통일 거리가게로 정비
보도 폭 2.5m 이상으로…채현일 구청장 "영중로 개선은 변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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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중로 390m 구간 노점상 철거하고 규격 통일 거리가게로 정비
보도 폭 2.5m 이상으로…채현일 구청장 "영중로 개선은 변화의 시작"

노점 천지 영등포역 앞, 걷기 편해졌다…50여년 만에 탈바꿈

50여년 간 노점상이 난립했던 서울 영등포역 앞 영중로가 보행친화거리로 재탄생했다.

70여개에 달하던 노점상이 사라지고 동일한 규격의 '거리가게'가 들어서면서 비좁았던 보행로가 넓어졌고, 시야도 트였다.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25일 영등포역 앞 광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신경민 국회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사업 1호 지역인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 공사 준공식을 열었다.

영등포역삼거리에서 영등포시장사거리까지 영중로 390m 구간은 한때 70여개에 달하는 노점상들이 인도를 점거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영등포구와 서울시는 지난해 영중로 일대를 규격화된 '거리가게'로 정비하기로 하고, 노점상 정리에 나섰다. 주민, 상인, 전문가로 구성된 거리가게 상생 자율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형 노점은 불가, 생존형 노점과는 상생'이라는 대원칙 아래 논의를 이어온 결과 지난 3월 25일 노점상 45곳이 물리적 충돌 없이 2시간 만에 철거됐다.

이후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총 27억원을 투입해 노점상을 정비한 자리에 규격화된 거리가게 26개를 배치하고, 거리를 정비했다.

거리가게 규격은 가로 2.1m·세로 1.6m로 통일했고, 위치는 기존의 혼잡했던 신세계백화점과 에쉐르쇼핑몰 앞 일대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영등포시장사거리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노점상 대신 거리가게가 들어서면서 일대 유효 보도 폭은 2.5m 이상으로 넓어졌다.

영등포구와 서울시는 이 일대 버스정류장도 기존 4개에서 2개로 통폐합하고 대기 공간을 넓혀 혼잡을 줄였다. 가로수 52주는 26주로 줄이고, 띠 녹지(160m)를 조성해 울창한 나무에 가려졌던 시야를 확보했다.

구는 아울러 불법 노점상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연 공간과 벤치를 만들고, 360도 회전형 폐쇄회로(CC)TV 5대를 설치해 24시간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총 20명으로 구성된 전담 단속반도 편성했다.

영등포구는 11월까지 영중로 주변 노후 간판 150개도 에너지 절약형 LED 간판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거리가게 조성에 맞춰 영중로 입구에는 미래를 상징하는 청년의 모습을 한 조형물과 구민, 상인, 구청의 상생을 담은 기념석이 설치됐다.

거리가게는 전매, 전대, 상속이 금지된다. 위반 시 벌점이 부여되며 누적되면 허가가 취소된다.

서울시는 거리가게 허가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시범사업지는 영중로 외에 중랑구 태릉시장, 동대문구 제기역, 종로구 동대문역, 관악구 신림역 등이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노점상은 총 6천522곳이다. 이 가운데 도로 점용허가가 가능한 3천500여곳을 대상으로 허가제를 우선 시행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은 시민의 보행권과 거리가게 생존권 확보를 동시에 이룬 상생·공존 모범 모델"이라며 "영등포역 앞 횡단보도도 X자로 하고, 전선도 지중화하면 영등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서남권 종가(宗家)의 위상을 회복하는 씨앗"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영등포 로터리 고가 철거,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등 영등포역 핵심사업과 연계해 영등포구를 서남권의 발전을 이끄는 심장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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