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가능성 여지 남기면서도 "현시점에 계획된 건 없다" 강조
마크롱, 미국·이란 정상과 연쇄회동하며 중재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갈 길이 멀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여지를 두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도 "현시점에 계획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로하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란과 만날 의향이 없다"면서도 "그것이 그런 것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과 9일 기자들과 만나 유엔 총회 기간에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생산시설 피격 이후 기존 입장에서 물러섰다.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 시설 두 곳이 공격을 받은 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재를 발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미국은 사우디 피격에 대응해 20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 장비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중재 역할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저녁 로하니 대통령을 만난 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조건이 조성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중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는 중재자가 필요 없다"며 "그들(이란)은 누구한테 연락해야 할지 알 것"이라고 반응했다.
당사국인 이란도 아직까지 부정적인 입장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이 시점에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회담 요청을 받은 것이 없다"며 "우리는 요청만으로는 일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협상은 이유와 결과물이 있어야 하며 단순히 악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