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현 선수가 소셜미디어에 남긴 말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처음 두 세트를 잃어 다 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머지 세 세트를 따낸 US오픈 역전승. 선수도 할 말을 잃은 것입니다. 정현은 내일모레(1일) 나달과 붙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 정현:베르다스코|US오픈 64강전 >
처음 두 세트를 모두 따내며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느꼈을까.
베르다스코는 3세트에서 여유를 부리듯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받아 넘깁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정현의 추격이 시작됐습니다.
부지런한 발이 코트 곳곳을 누볐습니다.
공을 주고받는 긴 랠리에서는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승리를 장담하던 베르다스코도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현은 내리 두 세트를 따냈고,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습니다.
하지만 다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마지막 세트 게임 스코어가 한때 1대4로 뒤졌고, 힘겹게 따라붙었지만 한점만 더 내주면 패배하는 지경까지 몰렸습니다.
다 졌다 생각했을 때는 더 냉정해졌습니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상대 샷을 끝까지 받아내며 압박을 이겨냈습니다.
결국 게임스코어 6대6에서 먼저 7점을 따내야 하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끝에 정현은 웃을 수 있었습니다.
코트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른 뒤 잇단 부상에 신음하며 세계 170위까지 떨어진 정현은 US오픈에서는 처음으로 32강에 올랐습니다.
외국 언론은 "믿을 수 없는 복귀"라고 칭찬했고, 정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문구를 남겼습니다.
정현은 내일모레, 세계 2위 나달과 16강 진출을 다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