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술 취한 승객이 택시 기사를 때리고 차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일을 막아보자고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서 운전석 쪽에다 '플라스틱 보호벽'을 설치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이 택시에도 '보호벽'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술 취한 승객이 갑자기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습니다.
조수석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운전석에 보호벽이 설치돼 있지만, 기사는 속수무책입니다.
[(알았으니까 내릴게.) 아, 나. 이 XX, XXX. 내리라고! (알았어, 알았어. 내릴게, 내릴게.)]
승객은 기사를 차 밖으로 끌고 나가 팔꿈치와 주먹으로 마구 때립니다.
지난 13일 밤, 서울 월계동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박모 씨/택시기사 : '택시비 정산하고 화장실 가라'고 했더니 밖에 있다가 갑자기 들어와서 멱살을 잡고 잡아당기는 거죠. 저를. 참담하죠. 그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매를 맞으니까.]
박씨가 운전하는 택시입니다.
차 안에는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호벽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사방이 다 뚫려 있어서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조금만 손을 뻗어도 이렇게 운전자에게 금방 닿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택시 한 대당 10만 원씩, 총 250대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해진 규격이 없다보니, 택시회사가 보호벽의 크기와 형태를 알아서 정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택시처럼 이곳 저곳이 뚫려있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4년까지 모든 택시에 보호벽을 설치하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예산이 제대로 쓰이도록 더 세심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