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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병 구명대에 오리발 한짝…익사로 끝난 이민자의 몸부림

입력 2019-08-27 14:10

이라크 출신 40대, 獨서 망명 거부당해…佛에서 영국해협 건너려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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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출신 40대, 獨서 망명 거부당해…佛에서 영국해협 건너려 한 듯

플라스틱병 구명대에 오리발 한짝…익사로 끝난 이민자의 몸부림

빈 플라스틱병을 구명조끼 모양으로 엮어서 몸에 두르고 영국 해협을 건너려던 것으로 보이는 이라크 출신 이주민이 벨기에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 통신과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헤시 검찰은 구명조끼 모양으로 엮은 여러 개의 플라스틱병을 몸에 감은 48살의 남성이 지난 23일 제브뤼헤의 해상 풍력발전소 부근 바닷물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숨진 남성은 자신의 신분증이 담긴 작은 가방도 가지고 있었다.

현지 경찰은 지문을 통해 남성의 신원을 확인했다.

BBC 방송은 이 남성이 잠수하거나 수영할 때 사용하는 오리발 모양의 물갈퀴를 한쪽 발에만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을 관장하는 카를 데칼루웨 서(西) 플랑드르 주지사는 "이주민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견 당시 그는 어망(漁網)으로 감은 플라스틱병에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숨진 남성이 독일에서 망명을 거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칼루웨 주지사는 "우리는 그가 영국으로 헤엄쳐 가려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출발지는 프랑스였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데칼루웨 주지사는 추측의 근거로 지난 18일 프랑스 됭케르크 해안에서 12해리(약 22㎞) 떨어진 해상에서 한 남성을 봤다는 벨기에 선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 남성이 숨진 이민자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강조했다.

당시 벨기에 선원은 이 남성을 구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프랑스 당국에 신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해협을 건너려다 숨진 이 남성의 시신이 벨기에 해안으로 떠밀려왔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 내무부는 비극적인 사고라고 유감을 표하면서 "작은 배를 타고 혹은 헤엄을 쳐서 영국해협을 건너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97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작은 배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넜다. 이 가운데 적어도 80명 이상은 어린아이들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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