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폭염 속 전기 또 끊길라…밤이 두려운 아파트 주민들

입력 2019-08-07 15:30

전기사용 폭증에 아파트 노후 변압기 고장 잇따라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전기사용 폭증에 아파트 노후 변압기 고장 잇따라

폭염 속 전기 또 끊길라…밤이 두려운 아파트 주민들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 속 일부 아파트에서는 밤마다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의 속을 끓이고 있다.

오래된 변압기가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당장 변압기 교체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 밤마다 불안감은 더 커진다.

7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 신곡동의 한 1천 200세대 규모 아파트에서 지난 4일 저녁 7시께부터 약 3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여름철 폭증한 전기 사용량을 변압기가 견디지 못해 발생한 정전이었다. 다시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5일부터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저녁 시간 30분 간격으로 아파트 한 동씩 단전하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20년 된 낡은 변압기는 더 버티지 못하고 6일 저녁 또 정전이 발생했다.

아파트 단지의 한 주민은 "지난해 여름에도 정전이 났는데, 올해처럼 더운 날씨에 밤만 되면 언제 전기가 끊길지 몰라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결국 오래된 변압기 증설 공사를 위해 입찰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이틀 연속 정전이 발생했다. 4일 오후 8시 40분부터 6시간 넘게 전기가 끊겨 2천 300세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전의 긴급 복구로 전기가 다시 돌아왔지만 다음날 오후 또 정전이 발생해 640세대 주민들이 5시간 동안 열대야를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역시 낡은 변압기가 전력 사용량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지만 낡은 변압기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힘들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2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정전 발생률이 15년 미만 아파트보다 7배 이상 높다. 또, 지난해 여름철 전체 정전 발생 건수 중 76.5%가 변압기 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에어컨에 공기청정기까지 쓰는 가정이 많아 전력 사용량은 훨씬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변압기 교체도 쉽지 않다.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고, 교체 과정에서도 정전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변압기가 완전히 고장 난 후 보험처리 방식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변압기 교체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주민들의 동의를 구해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여름철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수시로 방송으로 호소하지만, 이마저도 잘 안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노후한 변압기는 이전보다 더 세심한 점검과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며 "변압기 관리, 교체와 여름철 전력 운영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의견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경기 고양 일부 아파트 이틀 연속 정전…주민들 불편 열대야인데…곳곳 '정전 사고' 불편을 넘어 재산 피해까지 폭염에 전국 곳곳 아파트 단지 정전 사고 잇따라 밤사이 경기 파주서 정전 잇따라…"낙뢰 원인 추정"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