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폭염…사람도 가축도 '헉헉'

입력 2019-08-02 10:07

지난달까지 온열질환자 613명, 폐사 가축 55만7천마리
"야외작업·논밭일 자제"…축산농가 무더위와 전쟁 중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지난달까지 온열질환자 613명, 폐사 가축 55만7천마리
"야외작업·논밭일 자제"…축산농가 무더위와 전쟁 중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폭염…사람도 가축도 '헉헉'

한여름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사람도 가축도 기진맥진이다.

'더위엔 장사 없다'는 말처럼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가축 폐사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28일 올여름 마지막 장맛비가 내리기 직전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발효되고 33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또다시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다.

2일도 남부 내륙과 일부 충청 내륙, 동해안은 낮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고 그 밖의 지역도 33도 이상 올라 매우 더울 것으로 예보됐다.

이 같은 폭염에 전국의 온열질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온열 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이고,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는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통해 집계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613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 125명, 경북 99명, 경남 80명, 전남 52명, 서울 37명, 충북 33명, 부산·충남 각 29명, 강원 26명, 전북 25명 등이다.

집계가 이뤄진 지난 5월 20일부터 매주 평균 35명이 온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21∼27일(집계 시작 10주 차)에는 175명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23일 경북 청도군에서 텃밭 일을 하던 82세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돼 올해 첫 온열 질환 사망자로 기록됐다. 당시 이 지역은 37도로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질본은 숨진 할머니의 사인을 열사병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최근 나흘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 역시 119명에 이르는 가운데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환자 발생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질본 관계자는 "온열질환자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 운동장·공원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약자가 별다른 조치 없이 집에서 더위를 참다가 열사병 등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은 온열질환자 발생을 줄이고자 갖가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강원도는 9월까지를 '홀몸 어르신 특별 보호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549명의 생활 관리사가 안전 확인과 대상 가정의 냉방기를 점검하고 있다. 또 여름철 건강관리 수칙 교육과 함께 심혈관 질환자를 집중 관리 중이다.

경북도 역시 폭염 특보 발효 때 노인 생활 관리사, 이·통장 등 재난 도우미 2만300여명을 동원해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건강을 확인하고 있다.

축산농가 역시 연일 더위와 '전쟁' 중이다.

돼지 사육두수 58만마리로 전국 최대 규모의 양돈 단지가 있는 충남 홍성군 내 축산 농가들은 축사에 물을 뿌리고 냉방시설을 가동하는 등 폭염 대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온이 높은 분만사의 어미돼지에게 얼음을 섞은 사료를 공급하고, PVC 관을 설치해 목 주위를 중심으로 에어컨 바람을 분사해준다.

더위에 지쳐 잘 먹지 않는 돼지들에겐 사료에 비타민제제나 생균제 등을 섞어 먹이고, 냉방시설이 없는 소규모 농가는 페트병에 얼음을 얼린 뒤 천장에 매달아 시원한 물방울이 떨어지도록 하고 있다.

닭을 키우는 계사의 경우 30도 이상 올라가면 폐사율이 급증하기 때문에 팬을 돌리고 쿨링 패드를 설치하며, 폭염으로 착유량이 떨어지는 젖소에는 지붕에 물을 뿌리고 환풍기를 틀어주는 한편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농후사료 대신 건초 등 조사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폭염에 의한 가축피해가 심상치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여름 폐사한 가축 수(보험사 신고접수 기준 잠정 수치)는 지난달 31일 기준 닭 52만3천741마리, 오리 1만3천959마리, 돼지 1만1천793마리, 기타 8천마리 등 총 55만7천마리에 이른다.

전북(14만7천621마리)과 충남(14만4천287마리)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충북의 한 양계 농가 관계자는 "닭은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고 땀샘도 발달하지 않아 35도를 넘어서면 죽기 시작한다"며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실내온도를 낮추는 게 중요한 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전북도 등 대부분의 지자체는 축산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트레스 완화제 구매, 안개 분무시설, 스프링클러 설비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비 그치자 '밤낮없는' 폭염…더위 피해 밤바다 찾는 시민들 장마 끝나자 찜통더위 '시작'…전국 대부분 폭염 특보 '붉어진 한반도'의 경고…온열질환 등 전국 폭염 위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