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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펌프장 물속에 잠긴 안타까운 꿈들

입력 2019-08-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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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어제(31일) 저희 다정회에서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는 안타까운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결국 오늘 새벽 시신 2구가 발견돼 3명 모두 사망이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협력업체 직원 A씨와 미얀마 국적의 B씨, 그리고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C씨입니다. 양천소방서 측은 실종자 2명이 발견 당시부터 의식과 호흡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진희/서울 양천소방서 현장대응단장 : 지금 두 번째, 세 번째 요구조자는 지금 구조대원 투입 후 지점에서
한 200m 지점에서. 200m 지점에서 시간은 5시 42분경, 5시 47분에 두 번째, 세 번째 구조자가 이제 발견됐습니다. 지금 상태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이제 병원에 이송된 그런 상태입니다.]

실종자 2명은 인근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하 배수터널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을 거쳐 목동 빗물 펌프장까지 길이 4.7km에 지름이 5.5~10m의 터널입니다. 협력업체 직원인 A씨와 B씨, 어제 오전 7시 10분쯤에 일상점검을 하러 배수터널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오전 7시 30분경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는데요. 빗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수문이 40분과 44분에 차례로 열렸습니다. 이 수문은 일정수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인데요. 양천구청에 이 사실이 전해지고, 구청측은 다시 현장에 알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외부에서 이를 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요. 이곳은 아파트 13층 높이의 지하기 때문에 무전도 안 통한다고 합니다. 결국 50분경에 시공사 직원 C씨가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들어갔지만 함께 참변을 당했습니다. 배수터널에 사람이 있었는데도 수문을 닫지 않은 것을 놓고 양천구청과 시공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최재곤/현대건설 현장소장 (어제) : 저희는 수문 개방. 어떤 이런 제어에 저희들은 권한이 없습니다. 권한이 없고 들어가 보니 저희는 작동할 줄도 모르고 또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패스워드 전화해서 물어보니 들어가 보니 이미 수문이 개방이 된 상황입니다.]

[강평옥/양천구청 치수과장 (어제) : 지금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양천구한테 시설물이 인수인계된 상황은 없습니다. 수문조작을 할 수 있는 직원이…그 직원이 못 할 수 있었다,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만 권한이 없다, 라는 내용은 조금 와전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수정하겠습니다.]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미얀마 국적의 B씨는 20대의 청년으로 한국에서 돈을 벌어 귀국해 자신의 집을 짓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수문이 개방됐다는 사실을 알리려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한 시공사 직원 C씨는 올해 서른으로 지난해 6월에 결혼해 아직 신혼이었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숨진채 발견된 60대 A씨의 부인은 "쉬시라 했는데도 하던 공사니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가 변을 당했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2013년 7월에 있었던 노량진 배수지 침몰사고 역시 갑작스럽게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작업중이던 7명이 모두 숨졌는데요. 물이 불어났는데도 작업중단 지시를 내리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6년이 지났는데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현주/정의당 대변인 : 폭우가 내린 것이 한 해 두 해 일이 아니며 비상시 안전점검 매뉴얼이 없을 리가 없는데 믿기 어려운 참사입니다. 이번 참사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인재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는데요.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은 당연하겠고요, 충분히 예견가능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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