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림픽에 나가기만 해도 박수를 받았던 우리 육상인데 요즘은 시선이 좀 달라졌습니다. 열다섯 중학생 소녀 양예빈 선수의 질주에 응원이 쏟아집니다. 더디 가던 우리 육상에 앞서가듯 뛰어가는 어린 선수들이 신기하고 또 반갑기만 합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손기정과 황영조, 그리고 이봉주.
우리에게 육상은 마라톤으로만 기억됐습니다.
마라톤을 제외하면 우리 육상은 세계 수준에 한참 못미쳤습니다.
더 빨리, 더 높이 뛰어오르는 육상은 체격이 작고, 힘이 못미치는 우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각이 좀 바뀌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쏟아낸 시원한 질주 때문입니다.
열다섯 양예빈이 겅중겅중 큰 걸음으로 29년 묵은 여중생 400m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열일곱 이재웅은 1500m에서 한국 고교 최고 기록도 바꿔썼습니다.
이 기록을 깬 것도 28년 만입니다.
[이재웅/경북 영동고 : 진짜 많이 힘들었어요. 진짜 죽을 것 같아가지고.]
이재웅은 18세 이하 기록으로는 아시아에서 1위, 전세계에서도 5위에 오를 정도로 빠릅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1500m.
100m를 15초 대에 뛰면서 400m 트랙을 4바퀴 가까이 돌아야 하는 만큼 스피드에 지구력까지 필요하고, 또 영리하게 전략을 짜서 상대를 따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재웅/경북 영동고 : 세계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조금씩 성장하는 말그대로 유망주일 뿐입니다.
올림픽 메달을 따야 관심을 받는 우리 스포츠였지만, 우리가 안될 거라 생각했던 종목에 뛰어든 어린 선수들의 도전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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