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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마구 깎은 산…타운하우스 난개발 '몸살'

입력 2019-07-29 21:30 수정 2019-07-2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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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타운하우스 열풍이 불면서 서울 근교에서 개발이 늘고 있습니다. 저희가 경기 용인시를 다녀왔는데요. 주로 산을 깎아서 마을을 만들다보니까 보기에도 안좋고, 산사태가 날까도 걱정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용인시의 청명산 자락입니다.

타운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인데요.

일주일 전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곳 공사현장에 있던 토사가 쓸려서 마을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지금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는데, 방수포로 덧대어놓기는 했지만 산기슭을 깎아서 하는 사업인만큼 주민들은 비가 올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주민 : 흙 엄청 쌓여 있잖아요. 저 흙이 어디로 가겠어요 생각을 해봐요.]

물난리는 공사가 시작된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민 : 동네가 다 그냥 흙구덩이가 되는 거예요. (그래도) 작년보단 덜했어요. 산에서 토사가 엄청 내려와요.]

[주민 : 밑에 농작물 다 피해 입고 우리도 텃밭 있는데. 그냥 연못이 되는 거예요.]

처인구의 한 야산도 나무가 거의 다 깎였습니다.

이곳 역시 단독주택 허가가 난 곳입니다.

그래서 산기슭 곳곳이 파헤치진 모습인데요.

방금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아래쪽에는 이렇게 물 웅덩이까지 생겼습니다.

공사가 시작된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고요.

산 아래 쪽에는 유치원까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이 뛰놀던 놀이터는 사라졌습니다.

[유치원 관계자 : 유치원 뒤가 원래 다 산이었거든요. 저희 숲놀이터처럼 사용을 했는데. 덤프 트럭이 왔다 갔다 하니까 저희 원아가 50명 정도 나갔어요. 입학을 다 했다가.]

10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유치원 관계자 : 항상 저희가 불안한 게 산사태 날까 봐. 얼마 전에 파란색 천 같은 거로 쳐놓긴 했더라고요.]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석성산도 한 가운데가 휑합니다.

이곳은 원래 등산로가 있던 자리인데요.

지금은 보시다시피 단독주택들이 들어섰습니다.

100여채가 들어설 예정인데 마을로 가는 길은 폭 5m짜리 다리 하나 뿐입니다.

[주민 : 다리 공사가 이게 차가 한 대가 지나가는 정도잖아요. 근데 이게 차 지나가는 게 좀 힘들죠. 사람들 지나가고 해야 하는데.]

자연 경관을 기대했던 기존 마을 주민들은 당황스러워합니다.

[주민 : 앞에가 정말 괜찮았는데 하얀 집…SF영화 찍는 것처럼 비어 있어요.]

서식하던 동물들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민 : 이 동네에 동물들이 많이 살았었는데. 두꺼비가 저 호수까지 가는 길이거든요. 오리고 뱀이고 꿩이고 엄청 날아다녔는데. 지금은 산에서 먹이가 없어서 그런지.]

주민들은 개발 기준을 완화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목합니다.

지난 2015년 용인시는 개발이 가능한 경사도 기준을 지역에 따라 최대 25도까지 허용했습니다.

다른 지역은 보통 15도 수준입니다.

훨씬 가파른 곳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용인에 있는 산지의 98%가 개발 가능한 구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정현/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 : 국토환경성평가, 생태자연도 평가 2등급 이런 녹지 보전이 필요한 땅에 대해선 조금 규제를 강화해서 보전할 필요가 있는 거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용인시는 최대 20도까지만 개발을 할 수 있게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다시 입법예고했습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 3월달에 입법예고할 때도 경사도는 들어가 있었거든요. (시장) 공약사업도 있으셨고, 난개발 치유 이런 것들.]

용인시에서는 지난주 난개발을 막기위해 개발 가능한 경사도 기준을 다시 예전 수준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허가를 받은 지역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습니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다시 되돌릴 수 없는만큼 지자체에서도 허가를 내줄 때 신중하게 해야할 것입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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