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어제(22일)에 이어서 국회의원들의 비상장 주식을 조사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일반인들은 구하기도 어려운 비상장 주식이지만 저희 탐사보도팀이 조사한 결과 국회의원 4명 가운데 1명 꼴로 가지고 있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이 보유한 비율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소속 정당별로 봐도 한국당, 민주당, 바른미래당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용도도 다양했습니다. 수십억 원에 달하는 '벤처 주식'이나 수백억 원의 건물을 액면가로 신고할 수 있어서 재산을 적게 보이게 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또 회사 사내이사 자리에 자신의 거래처 임원이나, 친분 있는 전직 국회의원을 앉힌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벤처기업가 출신의 김병관 의원이 신고한 올해 재산공개 내역입니다.
비상장기업인 카카오게임즈의 주식 28만2500주를 2825만 원에 신고했습니다.
한 주를 액면가 100원으로 계산한 겁니다.
하지만 이 주식은 장외 시장에서 액면가의 200배가 넘는 2만2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 실제 가치는 60억 원이 넘는 셈입니다.
비상장 주식의 액면가 신고로 실제 가치를 왜곡하는 것은 주식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빌딩입니다.
해당 빌딩 소유주는 김삼화 의원의 가족회사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이 회사가 보유한 빌딩 2채의 시세는 100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신고한 주식 가치는 액면가인 4억 5000만 원.
서울 역삼동의 또 다른 빌딩입니다.
건물주는 비상장기업 '호전', 강석호 의원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강 의원은 이 건물을 2015년 71억 원에 샀습니다.
하지만 강 의원이 신고한 재산은 매입가의 절반도 안 되는 28억 원.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입니다.
전직 포스코 중역들의 이름이 임원으로 올라 있습니다.
강 의원은 포스코의 협력 업체 '삼일'의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홍순탁/회계사 : 기업과 대주주는 엄연히 다른 사람이고요. 개인이 써야 할 자금을 법인을 통해 썼다고 하면 횡령·배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도 이 회사에서 사내이사로 3년 10개월 동안 월급을 받았습니다.
[이모 씨/호전 대표이사 : (강 의원) 개인 회사다 보니까 주총 때도 지분 분포 이런 것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강 의원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석호/자유한국당 의원 : 저는 대표이사도 아니고 겸직 금지라는 건 현업에 종사할 때 겸직 금지지.]
(영상디자인 :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