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원인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1차 현장 감식에 참여한 전문가는 철거 비용을 아끼려고 꼭 써야하는 장비를 쓰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크레인 한 대, 그것을 빌리는 돈은 30만 원이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은 이 도로 쪽으로 쏠려 넘어왔습니다. 단순히 건물이 아래로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라 뒤에서 무언가 미는 힘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이쪽을 보면 가림막 철막대도 도로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인지 건물 뒤편으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건물 뒤편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무너지고 난 뒤라서 형태만 간신히 남아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요. 저쪽에 보이는 것이 원래 건물 벽입니다. 그 밑으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이번에 붕괴하면서 쌓아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철거를 하면서 쌓아둔 것이라고 합니다. 이쪽으로 보시면 제 앉은키보다도 훨씬 높게 쌓여있고요. 이 덩어리들 무게가 전부 합치면 수십t정도 된다고 합니다.
계획대로라면 '당일 반출', 다시 말해 그날그날 치웠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방치한 것은 포클레인이 콘크리트 더미를 타고 올라가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초 업체는 이동식 크레인으로 포크레인을 옥상에 들어올려 5층부터 철거해 내려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통상적인 공법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였습니다.
아래층부터 철거해 올라가는 방식을 쓰고는 반대편에 지지대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1차 현장 감식에 참여한 전문가는 비용 때문일 거라고 말합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1차 현장감식 참여) : 포크레인이 천장으로 확 못 올라가잖아요. 크레인으로 올라가야 되는데 30만원 아끼려고 그런 거죠. 그것만 안 했으면 무너지지 않았지.]
서초구청은 당초 계획을 어기고 철거한 업체와 이를 감시하지 않은 감리자를 오늘(8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