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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자로 생 마친 '도망자 정태수'…자서전 집필 흔적

입력 2019-07-05 20:50 수정 2019-07-05 21:45

도피 중 자서전까지 준비…150장 분량 육필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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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중 자서전까지 준비…150장 분량 육필원고


[앵커]

대기업 회장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결국 지구 반대편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생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죄의식은 없었던 것인지 10년 넘는 도망자 생활 중에 자서전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추가로 드러난 정 전 회장의 도피 행적을 이도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태수/전 한보그룹 회장 (1997년) : 자금은 주인인 내가 알지 머슴이 어떻게 압니까?]

22년 전, 수의 차림으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정 전 회장은 1997년 한보그룹을 재계 14위까지 키웠습니다.

이 무렵 외환위기를 가져온 한보 사태로 범죄자가 됐습니다.

법원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지만 2007년 치료를 받겠다며 해외로 나갔습니다.

그뒤로 자취를 감춘 정 전 회장은, 9년 전부터 에콰도르에서 숨어지내며 회사도 차려 운영했습니다.

12년에 걸친 도피생활, 정 전 회장은 자신의 일생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150장 분량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대기업 회장으로 정점에 있을 때, 그리고 숨겨진 뒷얘기까지 직접 적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노랫말도 곳곳에 끼워 넣었습니다.

에콰도르에 함께 있던 넷째 아들 한근 씨가 정 전 회장의 손 글씨를 컴퓨터에 저장했습니다.

자서전을 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세월은 정 전 회장을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책은 완성되지 못했고 정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키르기스스탄인으로 꾸민 탓에 유족도 없는 무연고자가 됐습니다.

그의 이름은 츠카이 콘스탄틴.

위조한 신분으로 함께 있던 아들 한근 씨는 정 전 회장과 법적으로 남남이라 변호사의 공증을 받고서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구 반대편에서 95살 전혀 다른 사람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화면제공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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