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사흘 일정으로 시작한 파업이 오늘(4일)도 이어집니다. 노조는 기본급을 6% 이상 올리고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파업 첫날인 어제 전국 2800여 개 학교에서는 급식이 중단됐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5만여 명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올해 들어 규모가 가장 큰 집회를 열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일부 불편을 겪었고 걱정도 컸지만 불편하다는 말 대신에 이해와 격려의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이 줄을 섭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식판 대신 큰 양푼을 가져왔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주걱을 들었습니다.
[더 줄까? 됐어요?]
밥과 미리 준비한 재료를 섞어 삼각김밥을 만듭니다.
친구들과 빙 둘러서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은 학교도 있습니다.
어제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 동참한 학교는 전국 4000여 곳.
이 중 2800여 곳의 학교 식탁에는 식판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벽에 붙은 3일 동안의 식단이 단출합니다.
학부모들은 걱정이 큽니다.
[학부모 : 그거먹고 안되서 아침에 김밥 같은거라도 사갖고 보낼까…]
하지만 키만큼이나 아이들의 생각도 훌쩍 커져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이나 학교 조리사 등이 파업할 때 "불편을 참을 수 있다"고 대답한 10대 청소년들이 "참기 어렵다"고 답한 경우보다 더 많았습니다.
학부모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강정환/학부모 : 우리 불편하더라고 같이 한번 동참해서 그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건 어떨까 싶어]
삼각김밥을 만드는 게 간단한 줄 알았는데 해보니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아윤/대구 서동중 : 삼각김밥 하나 만드는 것도 힘든데 조리원 선생님들은 많은 양을 만드셔야 하니까 힘들 것 같아요.]
(영상취재 : 장후원 /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