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약을 맞아야 프로가 되거나 대학에 갈 수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교실 학생들에게 스테로이드를 맞게 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구속됐습니다.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안다면서 투약 매뉴얼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1년 동안 팔아 챙긴 돈이 1억 6000만원에 달합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모 씨가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입니다.
수사관이 덮치자 서랍 속에서 스테로이드가 발견됩니다.
[조지훈/식약처 수사관 : 이게 뭐 하는 약이죠.]
[전직 프로야구 선수 : 정확히 저도 오래돼서 잘…]
스테로이드는 짧은 시간에 근육을 키우지만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합니다.
심한 경우 갑상선 질환, 불임 등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씨는 입시나 프로 테스트를 앞둔 고등학생 수강생에게 직접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을 주사했습니다.
주사제는 사무실 책상에서 안전 장구도 없이 만들었습니다.
압수한 약과 주사제에는 학생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자신이 야구선수 출신이라 약 성분이 남아있는 기간을 계산해 도핑 검사를 피할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봉황기, 황금사자기 같은 주요 대회를 피해 투약 스케줄을 조절했습니다.
[피해자 학부모 : 프로선수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비밀로 자기네들끼리 공유한다고…]
이런 수법으로 한 번에 300만 원씩 지난 1년 동안 1억 6000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씨를 구속한 검찰은 같은 야구교실 출신으로 프로구단에 입단한 현직 야구선수 2명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