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이희호 여사를 아내이자 동지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 역경을 함께 했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교동 자택에 나란히 걸려 있는 명패, 김대중 그리고 이희호.
이희호 여사는 생전 두 사람의 관계를 '동역자'라고 표현했습니다.
부부이기에 앞서 동지였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결혼한 지 열흘 만에 '반혁명 혐의'로 체포된 남편.
이후 20년 넘게 이어진 고난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연금과 투옥, 납치와 망명…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묵묵히 함께했습니다.
부부 간에 주고 받은 옥중 서신들…
이 여사가 꾹꾹 눌러 쓴 편지지 위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내가 그의 동역자로서의 나의 인생을 그에게 아낌없이 바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조국을 사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희호 자서전 '나의 사랑 나의 조국' 중에서
민주화 투쟁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두 사람은 사랑하는 부부인 동시에, 신뢰하는 동지였습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지 10년.
이 여사는 영원한 '동역자'인 김 전 대통령 곁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