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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현충일 '통합' 강조…"애국 앞에 보수 진보 없다"

입력 2019-06-06 18:22 수정 2019-06-06 22:43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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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오늘(6일) 제64회 현충일입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이제 사회를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추념식에는 비무장지대에서 유해가 발굴된 6·25 전사자 유족 또 지난달 청해부대 최영함에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 유족 등 만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현충일 관련 소식과 외교안보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 국가유공자 및 유족과 각계 대표 등 만 여명이 모두 순국선열을 기리는 한마음으로 자리했습니다.

현 정부는 해외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또 국내에 묻힌 유해 발굴에도 공을 들여왔습니다.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카자흐스탄 현지 유해봉환식을 주재했고,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 묻힌 6·25 전사자들의 유해도 찾아냈습니다.  올해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꼭 100주년인 해여서 의미가 더욱 깊었습니다.

[제64회 현충일 추념사: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입니다. 우리에게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한 전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국가유공자들께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항상 누군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킵니다. 지난달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고 최종근 하사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문 대통령은 고 최종근 하사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추념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박수를 건네달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추념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통합'이었습니다.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보수든 진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애국의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 통합을 위해 나아가자고도 말했습니다.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제64회 현충일 추념사 :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바로 애국입니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반목, 거기서 싹튼 불신이 팽배한 우리 사회 전체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또 거듭된 막말과 갈등으로 대립하는 정치권을 특히 겨냥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자리에 모인 여야 지도부는 이 메세지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추념식 시작 직전 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면서 1명 1명 악수를 나눴는데요. 먼저 맨 앞줄에 자리한 김원웅 광복회장과 악수한 뒤, 팔을 길게 뻗어 둘째 줄의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도 악수를 건넸습니다. 이어 다시 이해찬, 황교안, 손학규, 정동영 대표와도 악수했습니다.

뒤따르던 김정숙 여사에게도 시선이 쏠렸는데요. 지난 5·18 기념식 때 바로 이 장면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어땠을까요. 황교안 대표와 이렇게 눈을 맞추며, 웃는 얼굴로 나눴습니다. 5·18 때 불거진 이른바 '악수 패싱' 논란, 이번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아는 한목소리로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면서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과 대북 해법 등을 놓고서는 시각차를 드러냈습니다. 먼저 민주당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기반으로 통일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근거와 힘도 순국선열의 위대한 희생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6·25 때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맹들마저 외교 파탄으로 멀어졌다"며 "정부 여당은 미사일을 쏘아 올린 북한에 사과 요구는커녕, 대북 지원으로 응답하는 촌극을 연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침 다음 주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년을 맞는데요. 최근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는 있지만, 북·미 양측 모두 대화 의지는 분명합니다. 어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이 나왔고요.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세 번째 만남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알다시피, 제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항상 핵과 미사일 실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협상을 하고 싶어 하고,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그를 다시 만나기를 고대합니다.]

네, 외교안보 속보는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고요. 오늘 청와대 발제는 현충일 추념식에서 읽힌 편지의 한 대목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올해 93살이 된, 6·25 전사자 고 성복환 일병의 부인 김차희 여사가 남편을 떠올리며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간 글인데요.

배우 김혜수 씨가 60년 동안이나 부치지 못한 이 편지를 대신 낭독했습니다.

 

<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 >
 - 6·25 전사자 고 성복환 일병의 아내 김차희 여사 (낭독 배우 김혜수)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떠난 후
몇 달 만에 받은 전사 통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요.

어느 때는 연금 타러 오라는 통지를 받고도
며칠을 마음 아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흔적을 찾으려 국립묘지에 갈 때마다
회색 비석들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어떤 이가 국립묘지에 구경하러 간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당신의 유해가 발굴되어
국립묘지에 함께 묻히고 싶은 것뿐입니다.

구순이 훌쩍 넘은 내 모습 보고
당신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난 아직도 당신을 만날 날만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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