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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상황 재연하라" 군사법원 '2차 가해' 논란

입력 2019-06-03 20:49 수정 2019-06-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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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를 나온 군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람에게 법원이 당시 상황을 재연해보라고 요구했습니다. 군사 법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지만 피해자는 2차 가해라고 했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2년 전 찜질방 수면실에서 잠을 자던 A씨는 누군가 만지는 기척에 잠을 깼다고 합니다.

[A씨/피해자 : (누군가) 누르듯이, 꼬집는 건 아니고 살짝 누르듯이…]

곧바로 가해자를 찾아 경찰에 신고했더니 경기도 파주에서 복무하는 B중사였습니다.

B중사는 군사 법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유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2심에서 재판부가 A씨에게 당시 상황을 재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법정 안에 있던 헌병을 불러내 피해자 역할을 맡기고, A씨에게는 당시 가해자처럼 행동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A씨/피해자 : 가해자분 얼굴이 어느 정도 들어왔었냐, 그걸 흉내 내보시라고…]

재현이 왜 필요한지 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거부하기는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A씨/피해자 : 재연을 하기 싫다고 하면 '피해잔데 왜 적극적으로 증언을 안 하지?' 이렇게 생각을 할까 봐…]

이런 요구는 일반 법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박수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 : (재연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는 2차 가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 ]

2심에서는 해당 중사에 대해 무죄가 났고, 현재 3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군사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다만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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