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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외교기밀 유출 엄호' 강력 비판…공직기강 다잡기도

입력 2019-05-29 13:13

"'공익제보' 두둔에 유감…기본·상식 지켜라" 한국당에 직격탄
"국가운영 근본의 문제" 원칙적 대응 속 대야 관계 경색 심화 가능성도
"공직자세 일신 계기 삼아야"…집권 3년차 기강해이 단속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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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두둔에 유감…기본·상식 지켜라" 한국당에 직격탄
"국가운영 근본의 문제" 원칙적 대응 속 대야 관계 경색 심화 가능성도
"공직자세 일신 계기 삼아야"…집권 3년차 기강해이 단속 의지

문 대통령, '외교기밀 유출 엄호' 강력 비판…공직기강 다잡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 누설 행위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 운영과 직결된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원칙적 대응으로 야당에 통렬한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 권리'라거나 '공익제보'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외교가는 물론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강 의원의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이를 엄호하는 한국당 지도부의 태도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외교기밀 누설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당파적 이익 때문에 국익을 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2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 의원이 한미 외교의 실상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강 의원을 두둔하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정상 외교에 더욱 공을 들이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듯한 한국당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기를 요청한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본'과 '상식'을 거론하는 동시에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한동안 침묵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본다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원칙적 대응이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 성사 및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당과의 협치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문 대통령은 한편 한미정상 통화 내용 유출을 두고 "변명의 여지 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한국당이 이번 사건을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과는 별개로 공직 사회의 기강을 다잡지 못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 분명하게 용서를 구하고자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안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와 공직자도 공직 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주문은 결국 집권 중반기를 맞이한 정권 안팎에서 '느슨해진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일을 통해 해이해진 기강의 고삐를 죄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특히 한미정상 통화 유출 외에도 외국 주재 대사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것은 물론 한국-스페인 차관급 회의장에 구겨진 태극기를 놓는 등 이전부터 '기강 해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국익에 심대한 해를 끼칠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단호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가 정권 전체에 만연할 가능성을 충분히 우려했을 수 있다.

이미 야권 일각이 '레임덕'이 시작됐다며 정권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재차 공직 사회의 기강을 다잡고 국민이 체감하는 국정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전열을 정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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