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사령부가 떠난 용산 미군기지 땅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지요. 그런데 JTBC 취재결과 용산 국방부 부지의 일부가 유엔사보다 훨씬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가 자료를 요청해서 받아봤더니 풀 같은 식물이 전혀 살 수 없을 정도의 수치가 나왔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의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군검찰단 신축 공사 현장입니다.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했는데 4개월 뒤인 10월쯤 갑작스럽게 중단됐습니다.
기존에 있던 건물을 철거하면서 나온 이 잔해물들이 여전히 이렇게 방치가 돼있고요.
저쪽을 보면 땅을 파다 만 흔적도 곳곳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나오면서 공사는 일단 멈춘 상태입니다.
땅을 파는 과정에서 오염된 토양이 발견됐고, 정밀조사를 해보니 유해 기름 성분인 석유계총탄화수소 TPH가 8896ppm 검출이 된 것입니다.
마른 토양 1kg당 유해 기름 성분이 8896mg씩 나온 것인데, 기준치의 4배가 넘습니다.
토양환경보전법상 6000ppm이 넘으면 당장 모든 오염토를 제거하고 새 흙으로 채워야 하는 '매우 긴급한 상황'으로 보는데 이보다 1.5배나 더 오염된 것입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8800ppm 정도면 기본적으로 그 땅은 거의 못 쓴다고 생각하면 돼요. 기름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게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하고 냄새도 나고 그런 수준이에요. (식물이 자라는 건) 불가능하죠.]
국방부는 오염토가 나온 직후 공사를 중지하고 관할 구청인 용산구청에 신고했습니다.
다음달부터 3달간 정화작업을 하는데 예산만 2억 8000만 원이 책정됐습니다.
국방부는 정화작업을 끝낸 뒤 용산구청의 검증을 받고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