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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된 국회선진화법…고성·몸싸움 '밤샘 대치'

입력 2019-04-26 17:40 수정 2019-04-26 17:47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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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결국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갈등이 무력 대치로 이어졌습니다. 밤새 국회는 고성과 비명, 욕설과 충돌이 난무했습니다. 국회 사무처 의안과 사무실과 국회 사개특위 회의실 등을 내주지 않으려는 한국당과, 점거를 뚫고 회의를 진행하려는 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충돌을 빚은 것입니다. 대치는 오늘(26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어제오늘 국회 상황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어제 저녁부터 오늘 이 시각 현재까지 국회의 민낯 다들 보고 계실 것입니다. 참담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했던 그런 모습이 말 그대로 난무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일이 벌어져서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보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일단 시간 순으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어제 한국당 의원들 국회 곳곳을 점거했습니다. 핵심은 국회 사개특위와 정개특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회의실 그리고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제출될 국회 사무처 의안과였습니다.

일단 법안이 국회에 제출이 돼야 관련 논의, 그러니까 국회 상임위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한국당은 법안 제출부터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공수처 설치법을 결국 팩스로 접수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의안과를 사실상 점거 중이던 한국당 의원들 팩스를 두고 의안과 직원들과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안 가져가 안 가져가 안 가져가 안 가져가 안 가져가 안 가져가 보는 거야 보는 거야 보기만 해 안 가져가 안 가져간다고"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이 법안은 아무런 서명날인이 없습니다. 그냥 단순한 종이 하나를 보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법안을 접수한 걸로 볼 수 없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우리는 국민의 대표로서 여기를 어떤 법이 올라가는지 알아야 되는 책임 있는 사람이야. 근데 그것을 야바위 취급을 해서 팩스로 온라인으로 받는다고? 그런 적이 없는데.]

[최연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의사국장이 자기 자리도 안 지킨다는 말입니까, 오늘 같이 중요한 날에. (그게 아니라…)]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의사국장 어디 갔어요!]

이 과정에서 의안과 팩스 기기가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은 제출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오후 6시 50분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해 국회 방호원들이 의안과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한국당과의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최오호/국회 경호기획관 (어제) : 경호기획관입니다. 국회법 143조, 6시 50분 부로 국회의장님으로부터 경호권 발동을 위임받아서 지금 시행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몸싸움

[이장우/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이것밖에 안 되나!]

충돌은 저녁 7시 40분쯤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들고 찾아오면서 더 격화됐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자, 우리 형사소송법과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를 설치할 수 있는 법을 제출하려고 합니다. 의안과는 법안 제출 받아주세요. 접수를 받아주십시오! (문을 열어주세요.) (말로만 각성하는 민주당은 할복하라!) (할복하라!)]

이후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이메일로 법안 접수를 완료한 것으로 간주하고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회의 개최를 공지했습니다. 이제 충돌은 회의장으로 옮겨졌습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가 쓰던 기존 회의실 앞으로 한국당이 전면 봉쇄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 등 여야 4당과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웃지도 못 할 장면들도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구호도 외치려면 똑바로 외쳐]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안경 쳤는데 내가 봐주는 거야. 이 안경 친 거 봐주는 거야. 봐준다고. 내가 맞았는데 봐주는 거야.]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어제) : 됐어, 됐어. 아이고 참. 안경 쳤어요. 제가.]

[이만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저희가 위원장님 가시는 길을 막는 것도 아니고 어디든지 마음대로 가시면 됩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따라다니시는 것도 그것도 폭력이에요. 그것도 폭력이라고요. 보이지 않는 폭력입니다. (괴롭히시는 거 아니에요?)]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가졌습니다만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감정만 더 상한 채 끝나버렸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끝까지 접수를 하셔야 되겠대요. 우리 보고 접수를 양보해달라는데. 아무것도 안 해주시면서 접수만 양보해달라는데.]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밤새도록 싸워 봐요.]

결국 정치개혁특위는 밤샘 대치 끝에 한국당의 회의실 봉쇄로 아예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심상정/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어제) : 이거는 법이 자유한국당에게 굴복하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거는요, 명백하게 폭력입니다. 지금 국회법을, 국회법 165조를 분명하게 위반한 폭력행위에요.]

오늘 새벽 2시 40분쯤 우여곡절 끝에 사법개혁특위는 열렸습니다. 한국당이 점거한 기존 회의실 대신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개회됐습니다. 하지만 회의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이상민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에게 "내 자리다. 나와라" 주장했습니다.

[여상규/자유한국당 의원 : 나와 주시죠. 여기는 법사위원회 회의실이고 제가 법사위원장입니다. 왜 법사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습니까.]

[이상민/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귀당에서 220호에서 오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아니 그걸 (회의실 점거를) 푸세요. 그러니까 그거를.]

[여상규/자유한국당 의원 : 안 됩니다. 제가 온 이상은 이 회의장을 비워주십쇼. 지금 비어 있는 회의장을 무단으로 점거를 하시면…]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 아니, 무단 아니죠. 왜 무단입니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과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도 회의실에 들어와 회의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속기 직원에게 속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김태흠 의원은 보시는 것처럼 속기 직원의 손을 잡고 속기를 잠깐 막기도 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이 회의는 불법이고 원천 무효입니다. 이 회의는 불법이고, 속기사, 속기사. 회의 일시와 장소가 통지되지 않았어. 속기사.]

사개특위 회의도 결국 정족수 부족 등의 이유로 패스트트랙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정회됐습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새벽 3시가 넘은 시각, 대치를 잠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반드시 우리가 해낼 겁니다. 그런데 지금 오늘 상황은 너무나 위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인 저희가 일단은 제가 결단을 내려서 이 자리에서는 중단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결국 밤샘 극단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개특위, 사개특위 열리지 못했고 패스트트랙도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해보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무용지물 된 국회선진화법…고성·몸싸움 밤샘 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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