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병원 여러 곳에서 마약 성분이 있는 진통제를 처방받은 뒤 해외로 팔아 12억 원을 챙긴 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외국인은 처방 기록이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점을 노렸고 추적을 피하려고 판매 대금은 가상화폐로 받았습니다.
류정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손바닥 만한 상자와 서류봉투를 들고 들어옵니다.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 어디론가 보냅니다.
미국인 39살 A씨는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뒤 해외로 몰래 팔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5년 동안 확인된 것만 12억 원 어치에 달합니다.
A씨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아프다고 속여 약을 타냈습니다.
말기 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성분이 강한 마약성 진통제였습니다.
한 병원에서 한달치씩, 여러 병원을 돌며 약을 모았습니다.
외국사람인 데다 보험 처리를 하지 않으면 처방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현경욱/노원경찰서 마약팀장 : 다른 병원에서도 중복 처방 받는지를 몰랐다. 외국인에 대한 어떤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거나 검색 시스템을 조금 바꾸어서…]
A씨는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 광고한 뒤 미국과 호주 등 32개국으로 840번에 걸쳐 약을 팔았습니다.
판매 대금은 주로 가상화폐로 받아 추적을 피했습니다.
경찰은 A씨와 마약으로 번 돈을 생활비로 쓴 부인 B씨를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