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설계도에 있던 조종석을 무리하게 떼어내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것인데, 이렇게 사라지는 조종석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위에 크레인이 내려앉았습니다.
강풍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사고 당일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8m였습니다.
그런데 이 크레인은 초속 15m의 바람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최동주/전국건설노동조합 부위원장 : 운전실도 없애서 사고가 난 경우거든요. 그런데 이런 타워크레인이 전국에 비일비재하게 많습니다.]
설계도에는 있는 운전석이 실제로는 없습니다.
지난 1월 부산에서는 사망사고가 났는데 역시 운전석을 임의로 떼어낸 크레인이었습니다.
사람이 조종석에 앉아 작업하는 대형크레인과 달리 소형크레인은 지상에서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형크레인도 하중만 낮춰서 소형으로 등록한 뒤 운전석을 떼버리는 것입니다.
[타워크레인 업체 관계자 : 원래 10톤짜리 장비라고 할지라도 2.9톤으로 제한하는 '안전장치'(리밋박스)를 달면 이것은 무인 타워크레인으로 쓰는 거예요.]
크레인의 크기와 상관 없이 하중만으로 대형과 소형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무인 크레인 조종은 국가자격증이 필요 없어 월 1000만원 가량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때문에 무인크레인 등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크레인을 리모컨으로 조종하면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결국 노동자들이 비닐이나 천막으로 임시 조종석을 만들어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희택/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 : 장비가 휘어지고 부러지고 이런 현상들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고들이 급증했습니다.]
무인타워크레인 사고는 최근 4년간 30건에 이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정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