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뒤 그 일상을 카메라로 담아온 유족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슬픔과 고통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이들은 말했습니다.
채승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학살당한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한 다뉴브 강가의 신발들.
동생과 같이 본 영화와 함께 도착한 제주도.
두 손을 꼭 쥔 소녀상과, 여행지의 한가로운 풍경.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형제자매가 찍은 일상입니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두려웠다고 말합니다.
[박보나/고 박성호 군 누나 : 쓰러지거나 울고 있을 때 다가와서 찍는 모습들도 있었고.]
[최윤아/고 최윤민 양 언니 : 처음에는 찍히는 게 무서웠어요. 왜곡. 카메라를 통해서 계속 왜곡되니까.]
하지만 기억해야 했습니다.
[박보나 고 박성호 군 누나 : 직접 카메라를 들고 그런… 두려움도 없애고 저희의 이야기를 직접 해보고 싶었어요.]
[최윤아/고 최윤민 양 언니 : 아, 내 시선도 남길 필요가 있구나… 내 시선은 누구도 표현해 줄 수 없겠구나.]
때로는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됐습니다.
[박보나/고 박성호 군 누나 : 동생을 잃은 슬픔이나 그리움들… 그런 저의 감정들을 사진을 찍으면서 마주하게 된 거 같아요.]
[최윤아/고 최윤민 양 언니 : 동생은 없지만 계속 동생과 일상을 함께하는 느낌…]
이들은 더는 슬퍼만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기억하고 고치겠다고 말합니다.
[박보나/고 박성호 군 누나 : 이 사건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거나 직접 밝히고 싶다는 형제자매들도 있고…]
[최윤아/고 최윤민 양 언니 : 피해자프레임 틀에 갇히기 싫고 당당한 피해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