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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퓰리처상 김경훈 로이터 사진기자, "한국서 첫 기자 생활, 원동력 됐다"

입력 2019-04-16 14:44 수정 2019-04-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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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퓰리처상 김경훈 로이터 사진기자, "한국서 첫 기자 생활, 원동력 됐다"
"전 세계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밥과 술을 사 주며 취재를 가르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제게는 큰 원동력이 됐어요."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인 김경훈 기자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1999년 과거 AP서울지국 소속의 최상훈 기자가 '노근리의 진실'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있으나, 한국인 사진기자가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 첫 퓰리처상 김경훈 로이터 사진기자, "한국서 첫 기자 생활, 원동력 됐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16일(한국시간) '브레이킹 뉴스 사진 부문' 수상자로 로이터통신 사진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마이크 블레이크·루시 니콜슨 등 다른 로이터통신 사진기자와 함께 온두라스 등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카라반'을 동행 취재했다.

특히 김 기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국경 지대에서 찍은, 국경수비대가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모녀의 사진은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카라반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이 사진이 쓰였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긴급하고 절박하며 슬퍼하는 모습을 생생하고 놀랍게 시각적 묘사를 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서 저널리즘 사진을 전공한 김 기자는 1999년 한국일보 60기로 일간스포츠에 입사해 2002년까지 사진기자로 활약했다. 이후 로이터통신으로 이직, 15년 동안 서울과 도쿄·베이징 지국을 거쳤다.

김 기자는 16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험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로이터통신에서 일하면서 선배가 후배 기자에게 밥을 사 주고 술도 한잔 기울이면서 취재를 가르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나 역시 기자 정신, 언론인에게 필요한 기술, 인간의 덕목을 일간스포츠에서 배웠다. 한국에서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현장을 중시하는 사진기자로 유명하다. 동남아 쓰나미 참사,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 평양 아리랑 축전, 세월호 참사 같은 국제적 뉴스는 물론이고 다수의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 대회를 취재했다.

그는 "기자로 글로벌 뉴스 현장을 외면하지 못했다. 나 역시 이런 치열한 현장에 가면 체력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지친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보고 공정하게 보도하고 싶다는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몸은 지치지만 현장에 가면 신명 난다. 현장 취재야말로 나의 아드레날린"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기자 인생 최고의 사진을 향해 매진한다는 각오다. 김 기자는 "내 인생 최고의 사진은 매번 바뀐다. 이번에 퓰리처상을 받은 카라반 사진도 의미가 있으나, 훗날 또 다른 현장에서 만난 사진 역시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날마다 내 인생 최고의 사진을 향해 셔터를 누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지영 기자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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