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와 반대로 정규 강의나 연구 활동도 없이 고액의 연봉을 받는 교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정·관계 전관 출신의 '석좌 교수'들입니다. 대학 석좌 교수는 마치 대기업의 '사외 이사'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용인대가 지난달 홈페이지에 올린 특강 안내문입니다.
강사는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석좌교수입니다.
용인대가 황 전 부총리를 석좌교수로 임명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
올해로 3년째지만 정규 강의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매년 한두 차례 특강을 하는 황 전 부총리에게 용인대가 지급하는 연봉은 1억 3000만 원.
황 전 부총리를 초청한 한 외부 강연장입니다.
프로필에는 용인대 석좌교수가 아닌 전 사회부총리로 소개합니다.
[황우여/전 교육부 장관 :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게 등록금 아니냐' 이런 시선도 있는데?) 그게 정교수 봉급인가 봐요. 정교수 대우를 해주신다고들 하는데. 사의를 좀 표했는데 학교에서는 또 조금 더 있어줬으면 하고.]
4선 의원 출신인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도 용인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사무총장을 그만둔 다음 달인 지난해 8월부터 석좌교수로 임용됐지만, 지난해 강의는 없었습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매주 2시간씩 교양수업을 가르치고 연봉 8000만 원을 받습니다.
[김성곤/전 국회사무총장 : 저는 뭐 나름대로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어디 가서 한 시간 특강을 하더라도 특강비가 뭐 그렇게 싼 건 아니거든요.]
석좌교수는 학계나 사회에서 높은 업적을 이룬 인물이 연구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이 정관계 전관을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 25곳에서 강의를 하지 않고 연봉을 받는 석좌교수는 60명에 이릅니다.
[교육부 관계자 : 석좌교수는 고등교육법을 보면 이게 법령상의 교수는 아니고요.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용인대 측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물을 석좌교수로 임명한 것"이라면서도 "일부 석좌교수의 연봉은 조정할 방침"이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