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원도 산불 피해자 상당수는 봄을 맞아 한해 농사를 준비하던 농민들입니다. 특히 영세 농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습니다. 민간 화재 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적다 보니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소중한 볍씨와 비료가 한순간에 재가 됐습니다.
한해 농사를 위해 창고에 차곡차곡 준비해두었던 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에 있던 트랙터와 콤바인, 이양기와 파종기 등 수억 원에 달하는 농기계들이 모두 불에 탔습니다.
트랙터 1대는 웬만한 승용차 2~3대 가격에 달합니다.
그러나 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은 많지 않습니다.
[송규원/강원 고성군 원암리 이장 : 시골 마을에서 화재보험도 들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가입한 사람은) 여기 분들이 아니고, 외지에서 귀촌한 분들이거든.]
전체 농민 중 농기계종합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지난해의 경우 7%를 조금 넘습니다.
1000㎡ 이하 땅에 농사를 짓는 영세농은 정부 지원도 없어 가입률이 더 낮습니다.
결국 정부에서 나오는 복구비가 유일한 기댈 곳입니다.
[정귀남/강원 고성군 원암리 : 어휴, 어떡하면…미치겠다. 어떡하면 되나 누가 다 이걸 (보상)해주나, 어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지난 포항 지진 때 정부 지원금은 한 가구에 900만 원.
한순간에 살 곳과 일할 터전을 잃은 이재민 앞에 막막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