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법안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반 민원인들에게는 깐깐한 국회와 정부가 왜 유독 종교인이 관련이 되면 이렇게 앞뒤 따지지도 않고 서둘러 편의를 봐주려 할까 하는 의문 때문입니다.
경제산업부 송지혜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종교인 과세는 말 그대로 진통 끝에 작년에 어렵게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납세자에 비해서 부담을 줄여준 것이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만도 아니라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과세는 시작했지만 종교단체의 반발로 여러 가지 예외를 뒀습니다.
우선 종교단체에서 종교활동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돈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또 근로소득보다 소득공제율이 훨씬 높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필요경비라고 해서 최대 80%까지 공제를 해주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에 비해 세 부담이 적습니다.
[앵커]
그리고 사실 세금보다도 받는 돈이 더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것은 좀 이따 하도록 하죠. 구체적인 사례로 세부담을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가령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종교인이 매달 소득에서 떼이는 원천징수액은 같은 연봉대의 일반 납세자의 절반인 5만 원입니다.
연소득 4000만 원인 경우는 이 차이가 22배로 커지는 등 소득이 낮을수록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앵커]
작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작이 되기는 했는데 실제 세금이 그러면 얼마나 걷혔는지 그것은 파악이 됩니까?
[기자]
다음 달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데요.
이 절차가 끝나야 종교인들의 첫 납세 실적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총 걷힌 세금은 10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 안팎으로 추산이 되는데요.
상당수 종교인은 소득이 적어서 이런저런 공제를 감안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면세 범위에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 조계종이 지난해 승려 4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56%가 연소득 1200만 원 미만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의 절반 이상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한편에서는 조금 아까 하려던 얘기인데 종교인이 내는 그런 세금보다도 정부가 주는 지원금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정부는 일은 하지만 소득이 적은 가구에 근로장려금이라고 해서 소득을 지원하는데요.
종교인도 소득을 신고하는 만큼 올 5월부터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처가 2013년을 기준으로 개신교 교직자 14만 명 중 소득이 적은 8만 명이 근로장려금 737억 원을 지급받을 것이라고 추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것이 개신교만 따져서 그 정도니까 전체 종교인을 감안하면 금액이 더 많아질 수도 있겠군요.
[기자]
게다가 올해는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근로장려금 지급 규모가 3배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단독 가구 기준으로 소득요건은 연간 13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완화가 됐고 최대 받을 수 있는 돈도 지난해 85만 원에서 올해 150만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따라서 걷는 세금보다 지원금이 훨씬 많은 상황.
방금 말씀하신 대로 배보다 배꼽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근로장려금은 신청을 하는 사람에 한해서 지급을 하기 때문에 실제 얼마나 신청을 하고 또 얼마나 지급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