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은 4월 3일 제주 4·3 항쟁 71주년입니다. 국방부는 오늘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또래보다 키가 두뼘이나 작을 수 밖에 없었던 강양자 할머니의 4·3 이야기, 최충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낡은 사진 속 소녀는 친구들보다 키가 두 뼘이나 작습니다.
실종된 외할아버지를 찾으러 나간 할머니 등에 업혀있다 넘어져 허리를 다친 강양자 할머니입니다.
허리가 휜 채 70년을 살다 4·3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후유장애인 인정 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증언해줄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고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 퇴짜를 받았습니다.
[강양자/제주 용담동 : 제가 (4·3 때문이라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까지도 그 재판장한테…]
79살 김낭규 할머니의 부친은 좌익세력으로 몰려 희생당했습니다.
나중에 4·3 평화공원에 위패를 모셨지만 2008년 철거당했습니다.
좌익세력은 솎아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기록에 이름이 남았다는 이유로 봉변을 당한 것입니다.
아버지 산소를 찾은 김 할머니는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김낭규/제주 화북동 : 폭도 되려고 산에 오른 것이 아니고 여기서 숨을 데가 없고 숨겨주면 숨겨준 사람까지 다 죽여버리고…]
4·3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7만 8000여 명이 희생자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두 할머니처럼 자신 혹은 가족의 명예회복을 거부 당한 1만 6000여 명은 여전히 개별적인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