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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라이브] '자승자박' 김학의 출국 시도…그날 밤 공항에서는?

입력 2019-04-02 17:03 수정 2019-04-06 15:29

대역 내세워 취재진 따돌리려던 김학의
수사단, '원칙 수사' 다짐하며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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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 내세워 취재진 따돌리려던 김학의
수사단, '원칙 수사' 다짐하며 활동 시작

JTBC 보도국의 금요일 밤은 한적합니다. 취재로 치열한 1주일을 보낸 기자 대부분은 집에 돌아가고 철야 당직 기자만 자리를 지킵니다. 당직 기자에게도 사실 그리 부담스러운 날은 아닙니다. 토요일에는 JTBC 아침 뉴스 < 아침& >이 없는 관계로 커다란 사건·사고가 없는 한 일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하은 기자는 지난달 29일 소셜라이브 프라이데이(소프라)에 출연해 22일 금요일 철야 당직은 긴박하고 또 급박했다고 기억했습니다.

바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별장 성범죄' 의혹에 대한 대검 진상조사단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잠적했던 김 전 차관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한밤중 출국을 시도하다가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의 긴급 출국금지 요청으로 제지당한 것입니다.

영상 확보가 중요한 방송 뉴스의 특성상 최하은 기자는 박대권 영상취재기자와 함께 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갔습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나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의 모습은 쉽게 보이지 않았고 현장에서는 "이미 집에 갔다" "곧 나와서 서울동부지검으로 호송될 것이다" 같은 가짜뉴스가 떠돌았습니다. 취재진이 하나둘씩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최 기자는 차마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화장실도 못 가며 자리를 지킨 지 5시간, 드디어 김 전 차관 일행으로 보이는 무리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따라붙어 계속 질문을 던졌습니다. 취재진을 밀어내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냈던 김 전 차관, 알고 보니 김 전 차관의 '대역'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김 전 차관은 얼굴을 선글라스와 목도리로 가린 채 뒤에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최하은 기자도 못 알아봤던 '진짜'를 알아본 사람은 박대권 영상취재기자입니다. 취재진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과 경호원들이 보호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포착한 것입니다. '나가려던' 김 전 차관과 '막으려던' 진상조사단, '찍으려던' JTBC 취재진 모두에게 그렇게 긴박한 밤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 출국 시도가 있기 전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여부가 조회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전 차관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지시하고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연장된 바로 다음날, 그리고 김 전 차관이 공항에 갔던 당일 오전 모두 2차례입니다. 조회한 사람은 둘 다 법무관입니다. JTBC 법조팀 김선미 기자는 법무관은 보통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을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회 초년생이라서 김 전 차관과 직접 연이 닿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김 전 차관을 대신해 법무관들에게 조회를 지시한 제3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더욱이 직무와 관련이 없는 정보를 조회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음에도 "호기심에 조회했다" "조회해봤는지 기억도 안 난다"는 이들의 해명이 의혹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김 전 차관의 심야 출국 시도는 '자승자박'이 돼버렸습니다. 재수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검찰이 바로 수사단 발족에 나선 것입니다. 단장인 여환섭 청주지검장을 포함해 차장검사, 부장검사 등 13명의 검사로 꾸려져, 특정 인물을 수사하기 위한 수사단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또 여환섭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혐의 및 개인 비리를 수사하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통합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꼬리 자르기식 수사가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지 않은 만큼 여 단장이 "원칙대로 수사하고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발표해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는 일성을 얼마나 지킬지 끝까지 지켜볼 일입니다.

※ 영상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심야 출국 시도' 취재기와 '김학의 수사단' 여환섭 단장에 대한 TMI가 담겨 있습니다.

(제작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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