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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박 청와대 vs 경찰, '김학의 동영상 보고' 진실게임

입력 2019-03-27 18:41 수정 2019-03-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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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전 차관의 뇌물,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차관과 당시 민정라인에 대해 재수사를 권고한 이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민정라인은 "경찰이 보고하지 않았다"라고 했지만 경찰은 "보고했고 외압도 있었다"며 반박하고 있는데요. 검찰은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이번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늘(27일)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2년 11월. 검찰에는 사상초유의 검란사태가 발생합니다.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개혁을 추진하자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 등이 "검찰총장은 물러나라"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고 결국 퇴진했죠. 이후 법무부는 청와대 마음대로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듭니다. 여기서 추천한 후보들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 것입니다.

당시 추천위가 천거 받은 인물은 9명이었습니다. 법무부가 벌인 검증에서는 4명이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이를 토대로 추천위가 토론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 3명을 투표로 결정했죠. 결과는 반전이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 측에서 유력한 후보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탈락하고 선두권에서 멀어진 후보가 낙점된 것입니다. 이후 결과는 잘 아실 텐데요. 세 후보를 놓고 최종 고심을 하던 중 박근혜 청와대는 깜짝 발표를 합니다.

[김행/당시 청와대 대변인 (2013년 3월 13일) : 새 정부의 차관 인사를 발표하겠습니다. 소관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적합한 분으로 선임했습니다. 법무부 차관. 김학의. 57세 서울. 현 대전고검장. 전 대검 광주고검장.]

통상 법무부차관은 검찰총장 취임 후 검찰 고위간부 인사 때 정해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인사였다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특히 차기 총장과 동기 또는 선배가 될 수도 있고 또 추천위가 제외한 인물을 차기 총장 후보군인 법무차관에 임명했단 것은 그만큼 청와대가 눈여겨 본 인물이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했죠. 곧바로 성접대 의혹이 불거져 취임 엿새만에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그러다보니 청와대 민정라인의 인사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당시 여당에서도 나왔습니다.

[이상일/당시 새누리당 대변인 (2013년 3월 22일) : 청와대에선 본인이 부인하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변명을 하고 있는데, 그건 청와대 검증팀의 무능만 부각시킬 뿐 국민을 납득시킬 수는 없다고 봅니다. 허술한 검증으로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한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6년 전 인사검증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지금에 와서야 벌어지고 있습니다.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은 "경찰에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냐 물었지만 없다고 했고 인사 발표 후 수사하고 있다고 해 경찰이 허위보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당시 경찰수장은 이렇게 반박합니다.

[김기용 전 경찰청장 (JTBC '뉴스룸'/어제) : 임명 전에 보고가 된 건 확실해요. 임명 전에 '그런 동영상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 동영상 내용의 인물이 김학의 차관으로 보인다' 이 정도는 보고가 됐을 거예요.] 

또 당시 경찰 수사팀은 외압이 있었다고도 했는데요. 경찰청 수사국장이 청와대에 불려가 질책을 받았고 수사지휘라인은 일제히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곽 전 수석은 허위보고에 대한 질책이었고 부당한 인사도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김학의 (전) 차관을 내사하는 데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한 바가 없고, 허위보고한 부분에 대한 경위를 확인해주도록 얘기를 했습니다. 공직기강 확립에 필요하다면 법령에 근거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청와대에 보고하면 제 할 일을 다 한 것이다! 이를 보고받은 청와대 본인들이 최종 임명해 놓고 왜 이제 와 경찰 탓으로 돌리냐는 주장입니다.

[김기용/전 경찰청장 (JTBC '뉴스룸'/어제) : 수사를 했느냐 안 했느냐 내사 중이냐 아니냐 그건 별개의 문제라고. 어떤 압력에 의해서 임명을 해놓고 더 큰 문제가 발생하니까 그걸 경찰에다가 책임을 떠넘겨가지고 정말 비겁한 거죠. 경찰관들한테 책임을 뒤집어 씌우냐고요.]

이에 따라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는 당시 청와대가 경찰 수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곽상도, 이중희 등 당시 민정라인에 대한 수사를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서도 뇌물 혐의를 포함시켜 재수사할 것을 요구했죠.

그런데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익명으로 보내 온 투서를 공개했는데요. 김학의 전 차관과 함께 춘천지검에서 재직했던 검사라고 소개한 그는 김 전 차관을 윤중천씨에게 소개해준 특정 인물을 지목했습니다. 사법연수원 17기 출신 현 변호사라고 했는데요. 연수원 17기면 309명입니다. 그런데 한국당에선 구체적인 인물을 특정하고 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그 A모 변호사는 예전에 최순실 특검의 특검보였다. 이런 주장이 있습니다. 이 A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왜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는지 이 A모 변호사가 누구인지 확실히 답해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팀의 특검보는 모두 4명이었는데요. 이중 연수원 17기 출신이 딱 한 명이 있기는 합니다. 과거 춘천지검 차장검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투서에서는 이 인물이 김갑배 전 과거사위원장과 절친이라 재조사에서 제외된 게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름이나 얼굴 모두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김학의 동영상 첩보 보고…민정 vs 경찰 '진실게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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