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담동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 씨의 부모를 살해한 범인이 이 씨의 어머니 행세까지 하면서 가족을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안심시켰습니다. 특히 범인들은 한 달 동안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중국 동포를 끌어들이는가 하면 뒷수습을 맡길 지인들까지 물색했습니다.
최규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희진 씨 부모의 살인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16일 동생이 실종 신고를 하면서입니다.
지난달 25일 이씨 부모가 살해된 지 3주 뒤였습니다.
그런데 경찰에 검거된 범인 김모 씨는 이 기간에 이씨의 어머니 행세를 하며 동생 등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어머니 휴대전화기로 동생 이 씨에게 안부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범인 김 씨는 동생 이 씨에게 일본 여행을 갔다면서 집을 비운다고도 속였습니다.
수상하게 여긴 이 씨가 부모 집을 찾자 비밀번호를 바꿔 놓은 뒤 다르게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김 씨 일당이 한 달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초 김 씨는 인터넷으로 경호 인력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중국 동포 출신 공범 3명을 모은 뒤 이 씨 부부의 집 현관문 비밀번호도 미리 알아냈습니다.
범행 당일에는 부부의 집에서 15분 전부터 기다렸습니다.
범행 뒤 공범들이 중국으로 출국하자 김 씨는 지인 2명을 불러 뒷수습까지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범인 김 씨에 대해 강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중국으로 달아난 공범은 계속 위치를 추적 중입니다.
(영상디자인 : 황선미·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