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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SUV 장점 한곳에…볼보 'V60'

입력 2019-03-18 15:16 수정 2019-03-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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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SUV 장점 한곳에…볼보 'V60'

매력적인 차다. 하지만 잘 안 팔린다.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얘기다. 세단의 승차감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실용성을 더해 성능만 보면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판매량은 세단·SUV 그 어느 차종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에선 더욱 그렇다. '못생긴 차' '실용적인 짐차' 정도로 치부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볼보는 국내 시장에 CUV를 의욕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V40·V60·V90 등을 2014년부터 꾸준히 내놓고 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두 팔 벌려 반길 일이다.

볼보는 올해도 첫 번째 신차로 2세대 '크로스컨트리(V60)'을 택했다. 그것도 아시아 최초 출시다. V60을 앞세워 올해 연간 1만대를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일단 시장 반응은 뜨겁다. 올해 준비한 물량 1000대 중 800대가 사전 예약을 마쳤다. 'CUV 무덤'인 한국에서 V60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기 요인이 뭘까. 지난 12일 V60 상위 모델인 T5 AWD 프로를 직접 몰아봤다. 시승은 충북 제천 리솜 포레스트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약 140㎞ 구간에서 진행됐다.

탄탄한 외관…깔끔한 실내
먼저 외관을 살펴봤다. 세단형 승용차의 트렁크 부분을 위로 잡아 늘린 CUV의 특징이 여전하다.

전면부는 '토르 망치'라는 별명이 붙은 T자형 헤드 램프 등 '볼보의 패밀리룩'이 그대로 적용됐다. 앞서 출시된 S90과 XC90·V90에서 풍기는 웅장함과 고상함이 V60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후면부는 세단와 SUV의 잘 섞어놓은 느낌이다. 언뜻 보면 SUV인 XC60 형태와 비슷하다.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조금 더 커졌다. 전장(4785㎜)은 이전보다 150㎜, 휠베이스(2875㎜)는 100㎜ 늘어났다. 더 날렵해 보이는 이유다. 지상고도 기존 V60보다 60㎜ 높은 210㎜다. 이 높이는 운전석에 앉으면서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세단을 탔는데 시야는 SUV 못지 않다.

실내는 단순하지만 고급스럽다. 북유럽 감성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컨셉트로 꾸며 따뜻함과 안락함, 우아함을 연출했다. 태블릿PC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세로형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다. 터치로 작동한다. 덕분에 불필요한 차량 중앙 버튼은 사려졌다.

시동 버튼은 다이얼 방식이다. 기어노브 근처에 위치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사용할수록 편리했다. 오디오 시스템은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인 '바워스&윌킨스(B&W)'가 적용됐다.

넉넉한 트렁크는 V60의 또 다른 강점이다. 기본 529ℓ에서 최대 1441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간단한 발 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도 있다.
[시승기] 세단·SUV 장점 한곳에…볼보 'V60'

안락한 승차감…쾌적한 공기는 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조금 더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토크로 무장한 엔진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V60에는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의 힘을 낸다.

여기에 스웨덴 할덱스 사의 5세대 AW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험로도 두렵지 않다. 시승 초반에 만난 울고 넘는 '박달재' 고개를 마치 웃으며 넘듯 부드럽게 빠져 나왔다. 특히 이날 비와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아랑곳 않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뽐냈다.

가솔린차 특유의 정숙성은 덤이다. 고속에서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문제없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도 걱정없다. 실내 공기를 확인해 먼지, 꽃가루 입자 악취 등을 걸러내는 실내공기청정 시스템 '클린존'이 탑재됐다. 구동방법은 간단하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수동으로 작동을 멈추거나 재가동 시킬 수 있다.

다만 연비 성능은 아쉽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해서인지 공인연비(10.1km/ℓ)에 못 미치는 7.8km/ℓ을 기록했다.

가격은 5890만원이다. 앞서 출시된 유럽보다 6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평일에는 출퇴근 용도로, 주말에는 가족 여행 용도로 활용하려는 소비자는 구매 리스트 맨 위줄에 올려봐도 좋을 듯 싶다.

제천(충북)=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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