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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만원 결제됐습니다"…보이스피싱 '나는 안 속는다고요?'

입력 2019-03-18 11:26

결제 허위문자→수사기관·금감원 사칭→원격제어 앱 설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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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허위문자→수사기관·금감원 사칭→원격제어 앱 설치 요구

"OO 쇼핑몰에서 98만원 결제되었습니다.", "4만8천원 대금결제 완료.",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통장 잔고가 위험합니다."

한 번쯤 받아봤을 법한 이들 문자 내용은 모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시발점이다.

지난달 18일 원주에 사는 A(60)씨는 이런 문자를 받고는 화들짝 놀라 발신 번호로 곧장 전화를 걸었다.

"저는 이런 결제를 한 적이 없는데요…", "고객님, 많이 놀라셨죠.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은데 매뉴얼에 따라 저희가 직접 경찰에 신고접수를 해드리겠습니다."

상담원의 말을 믿고 기다린 A씨는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OO 경찰서입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본인의 휴대전화 수사를 위해 원격제어 앱을 다운로드 받으세요."

개인정보 유출에 수사까지 한다는 얘기에 놀란 A씨는 의심 없이 원격제어가 가능한 앱 '팀 뷰어'를 받았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명의가 도용돼 대포통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범죄 자금과 연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직원으로부터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고, 본인이 실제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좌 OTP와 비밀번호를 얘기해달라고 했다.

A씨가 평정심을 잃고 전화기 너머 상대방을 믿고 개인정보를 얘기하자 A씨 계좌에 있던 2억5천만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런 걸 누가 당해. 나는 절대 안 속아'라고 방심하는 사이 보이스피싱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18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87건으로 피해액은 약 35억원에 달한다.

이 중 기관사칭형 범죄는 28건에 피해액은 10억5천만원이다. A씨처럼 '원격제어 앱' 피해사례는 5건에 불과하지만, 피해액은 6억3천만원으로 피해 금액 비율로만 따지면 66%나 된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돈을 인출해 특정 장소에 보관하거나 이체를 요구하는 등 기존에 알려진 범행 방식에서 원격제어 앱을 통해 스마트뱅킹으로 계좌에 있는 현금을 모두 빼가는 대담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강원경찰은 이 같은 수법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정은희 홍보전담팀장은 "일단 발생하면 피해액이 큰 만큼 자신이 이용하지 않은 쇼핑몰이나 상점에서 보내온 결제문자는 100% 보이스피싱 문자"라며 "프로그램도 절대로 설치하지 말고, 특히 OTP 번호는 절대로 불러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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