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돈을 뿌리는 선거가 아직도 있습니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농협 조합장 선거입니다. 바로 내일(13일) 전국적으로 이 선거가 치러지죠. 워낙 금품살포 등이 심해서 지난 2015년부터 선관위가 주관해서 4년에 1번씩 전국 동시에 치르게 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했습니다.
그 현장을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악수를 하는 척하면서 무언가를 건넵니다.
돌돌 말아 고무줄로 묶은 돈뭉치입니다.
호주머니에 슬쩍 넣은 돈을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바로 세 본 사람도 있습니다.
쇠고기 선물을 주고받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모두 이번 조합장 선거에서 금품을 주고받다 단속된 사례입니다.
불법행위로 적발된 건수는 500건을 넘었습니다.
이중 금품과 관련된 것이 200건가량입니다.
조합장 당선에 사활을 거는 것은 워낙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평균 연봉 1억원에 전용차량, 업무추진비는 별도입니다.
조합 인사권을 갖고 있어 각종 사업에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습니다.
[조합 관계자 : 말만 하면 진행되는 그 정도의 권한이 있죠. 제왕이죠.]
깜깜이 선거 제도 역시 탈법, 불법선거를 부추깁니다.
조합장 선거운동은 후보 본인만 할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도 벽보와 공보물 하나, 그리고 후보자가 직접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는 후보들이 결국 불법의 길로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예비선거운동기간 도입 등 이를 개선하려는 관련법은 현재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