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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사법농단 수사 일단락…권순일·차한성 왜 기소 안했나

입력 2019-03-05 15:49

양승태 공소장에 '공모관계' 적시 불구 배제…이규진 등 10명 기소
검찰 "권순일·차한성, 범행 본격화 전에 퇴직하거나 보직이동한 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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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공소장에 '공모관계' 적시 불구 배제…이규진 등 10명 기소
검찰 "권순일·차한성, 범행 본격화 전에 퇴직하거나 보직이동한 점 고려"

8개월 사법농단 수사 일단락…권순일·차한성 왜 기소 안했나

검찰이 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들의 기소 범위를 확정하면서 8개월 넘게 이어진 수사가 일단락됐다.

다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서 공모관계로 적시된 전·현직 대법관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관측과는 달리 대법관급 인사는 기소 대상자 명단에서 빠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 '현직' 권순일 대법관 기소 피해…차한성도 제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11일 양승태(71)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기소하고 잠시 숨을 돌린 뒤 곧바로 사건에 연루된 개별 전·현직 법관들의 기소 여부를 검토해왔다.

법조계에서는 전직 사법부 수장이 구속기소 된 만큼 일선 법관에게 책임을 광범위하게 묻기보다는 고법 부장판사 이상의 고위 직급자 중에서 혐의의 중대성과 수사 협조 정도를 고려해 기소 대상을 선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첫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65) 전 대법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한 권순일(60) 대법관과 강형주(60)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이규진(57)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기소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들은 모두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공모관계가 있다고 적시된 이들이다.

특히 현직 대법관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권 대법관의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공범으로 적시된 고위 법관 가운데선 이 전 상임위원만이 기소자 명단에 포함돼 현직 대법관이 피고인석에 서는 초유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 핵심 공모자 불기소 논란…檢 "기소하기에는 부족"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핵심 인물들이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검찰의 기소권 행사가 형평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소장에서 권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하며 2013년과 2014년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인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기재됐다.

양승태 사법부 첫 법원행정처장(2011년 10월∼2014년 2월)인 차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개입,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에 공모한 의혹을 받는다.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강 전 법원장도 통합진보당 소송 개입 의혹 및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전·현직 고위 법관들의 공모관계가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데도 이들을 기소하지 않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권 대법관과 차 전 대법관의 불기소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한분 한분 검토하면 현 단계에서 기소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법관과 차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의 보직자로서 보고 라인이었던 것은 분명하나 범행이 구체화하고 본격화해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 전에 퇴직하거나 중도에 보직 이동 등으로 범행에서 이탈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이날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이라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전 상임위원 외에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각종 의혹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이민걸(58)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검찰 수사 정보 불법유출에 관여한 신광렬(54)·임성근(55)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 9명은 추가 기소 대상에 올렸다.

◇ 재판 '본라운드'는 이제 시작…잔여 수사·법관징계도 남아

검찰이 이날 추가 기소를 마무리하고 수사를 일단락했지만, 사법농단 의혹 사건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우선 검찰은 "관련 사건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기소한 사건을 재판하는 중에도 검찰의 추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기소가 필요하거나 기소가 가능하다고 보는 사안에 대해 기소한 것이지 수사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한 부분 수사는 계속할 것이고 추가 기소자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형사재판과 별개로 현직 판사들에 대한 추가 징계절차도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추가 기소와 동시에 수사 기록을 토대로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가담한 현직 판사 66명의 비위 사실을 증거자료와 함께 대법원에 통보했다. 재판에 넘길 정도로 죄가 성립하지는 않지만 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행위를 한 이들이 대상이 됐다.

양 전 대법원장 등 핵심 피고인들이 범죄 성립에 강한 의문을 표하고 있어 향후 이어질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6일 보석심문에서 "검찰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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